한동훈 발언 순서 바꾸고 없는 말까지 넣어 '짜깁기'… 혐의 증거 없이 '의도적 왜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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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권창회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11일 확인됐다.그런데도 수사팀은 '부산 녹취록'으로 알려진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의 대화 내용에서 한 검사장의 발언 순서를 바꾸거나 하지 않은 말을 공소장에 집어넣기까지 했다. 한 검사장의 공모 혐의를 밀어붙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왜곡 편집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10일 공개된 이 전 기자의 공소장(A4용지 24장 분량)에 따르면, 수사팀은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지난 1~3월 한 검사장과 통화 15회, 보이스톡 3회, 카카오톡 등 327회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적시했다.그러면서 수사팀은 2월13일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부산고검에서 나눈 대화(부산 녹취록)를 토대로 한 검사장의 적극 가담 사실을 입증하려 했다.수사팀은 공소장에 "이 전 기자는 한 검사장에게 '요즘에 신라젠 이런 거 알아보고 있다, 취재 목표는 유시민이다, 유시민도 강연 같은 것 한 번 할 때 3000만원씩 받지 않았겠느냐'라는 취지로 말하자 한 검사장은 '주가 조작의 차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썼다.실제 음성파일에 없는 내용 공소장에 적시그러나 이 부분은 지난달 21일 이 전 기자에 의해 공개된 녹취록 전문 및 음성파일 내용과 다르다. 해당 음성파일에서 한 검사장은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강연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 와서 강연했다는 것을 밖에 홍보하는 것이 주가조작 차원"이라며 "하여튼 금융범죄를 정확하게 규명하는 게 중요해. 그게 우선이야"라고 말했다.일반적인 주가조작 혐의의 성립 요건을 말하면서 신라젠 사건에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수사팀은 한 검사장의 발언 중 일부를 삭제했다.공소장의 내용과 실제 음성파일이 다른 부분은 또 있다. 수사팀은 공소장에 "이 전 기자가 '그때 말씀하신 것도 있고, 수사는 수사대로 하되 백승우를 시켜 유시민을 찾고 있다, 이철의 와이프를 찾아 다니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피고인 백승우도 '시민 수사를 위해서 취재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자 한 검사장은 '그거는 나 같아도 그렇게 해, 그거는 해볼 만하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적었다.그런데 실제 음성파일에서 한 검사장은 "(유 이사장 건과 관련) 관심 없어. 그 사람 밑천 드러난 지 오래 됐잖아. 그 1년 전 이맘때쯤과 지금의 유시민의 위상이나 말의 무게를 비교해봐"라고 말했다.특히 수사팀이 공소장에 적은 '그거는 나 같아도 그렇게 해'라는 발언은 해당 녹취록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검사장이 하지도 않은 말을 "그거는 해볼 만하지"와 붙여 한 검사장이 적극 가담한 것처럼 보이게 서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그런데도 수사팀은 "두 사람(이 전 기자와 그의 후배 백모 기자)이 한 검사장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전제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리정보를 얻으려 했다"며 "이 같은 취재 사실이 MBC에 포착돼 이 전 대표를 협박하는 일이 미수에 그쳤다"고 적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