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중인 사안이다. 피해자의 관점" 우물쭈물… 네티즌들 "민주당 여성만 보호하나" 조롱
  •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여성의 권익 증진을 위해 설립된 여성가족부의 존재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이 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사건"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이 장관이 여가부의 존재 이유마저 침묵했다"고 비판했다.

    "박원순·오거돈 사건, 권력형 성범죄 맞나 아닌가" 이정옥 "…"

    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원순 전 시장과 오거돈 전 시장 사건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는 김미애 미래통합당 의원 질의에 "수사 중인 사안이다. 피해자의 관점..."이라며 말을 흐렸다. 

    이 장관이 즉답을 피하자 김 의원은 "권력형 성범죄가 맞느냐" "성범죄가 맞는가, 아닌가. 이에 대한 견해가 없느냐"며 재차 물었고, 이 장관은 "수사 중인 사건으로 알고 있다"며 끝까지 "박원순·오거돈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라고 답하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오 전 시장 본인이 밝혔는데도 (이 장관은) 권력형 성범죄가 아니라고 한다. 확정판결이 나야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장관 태도가 이러하니 여가부가 '피해 고소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오죽하면 여당가족부라는 말까지"…"여가부 왜 필요하나"

    같은 자리에 있던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여가부가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뒷북대응을 하는 등 좋지 않은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줬다"며 "오죽하면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여당가족부'라는 말까지 나왔겠느냐"며 이 장관을 질타했다.

    이에 이 장관은 "저희가 시민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부처의) 입장 표명보다 대책 마련에 우선하다보니 국민들께서 답답합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박원순·오거돈 사건'과 관련해 "권력형 성범죄"라고 확실하게 답변하지 못하자 네티즌들은 "여가부 존재의 이유마저 침묵하네 ㅋㅋ 여가부가 왜 필요하냐?"(muze****) "민주당 여성만 보호하는 곳인가?? 그냥 민주당여성가족부라고 하지??"(awes****) "여가부? 여성의 권익도 저버리고 그저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박쥐형 장관 자리~~ 없애라"(jwsc****)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 장관이) 그저 여당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성폭력 문제는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여성가족부장관은 부처의 취지와 목적을 똑바로 인식해 제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