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위부 “월북자 몸에 바이러스가 가득” 주민들 “살기 좋은 남한에서 왜 왔나”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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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전매체가 지난 26일 “남조선에 살던 탈북자 한 명이 개성에 침입했다”며 한국을 비난한 뒤 국내에서는 대북경계가 실패한 책임을 물어 해병대 제2사단장을 보직 해임하고 김포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는 등의 징계 조치를 취했다.
- ▲ 월북한 탈북자가 있던 개성시에 급파된 최룡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반면 북한은 “남조선 안기부의 공작으로 탈북자가 다시 월북한 것”이라며 인민군 경계망이 뚫린 원인을 한국 정보기관의 공작 탓이라고 주민들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노동당 간부는 “도 보위부 지시로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별 주민회의가 매일 열리고 있는데 ‘남조선으로 도망갔다가 개성으로 돌아온 탈북자는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 남조선 정보기관이 보낸 우한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게 교육 내용”이라고 방송에 전했다.
북한 당국은 “월북한 탈북자를 검사한 결과 대변에까지 우한코로나 바이러스가 꽉 차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몰래 들어왔으면 숨어 있어도 모자랄 판에 그가 개성시를 활보하고 다닌 것은 고의적으로 우한코로나를 퍼뜨리려는 역적 행위”라고 선전 중이라는 게 이 간부의 설명이었다.
이 같은 소식에 북한 주민들은 “돌아오면 죽을 줄 뻔히 알면서 제 발로 온 것은 분명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며 “귀향자(월북 탈북자)를 화염방사기로 태워 죽이자”고 흥분한 반응을 보이는 등 북한 당국의 의도대로 “남조선 안기부(국정원)의 작간(음모)”라고 믿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 또한 북한 보위부가 “월북한 탈북자가 우한코로나를 북한에 퍼뜨리기 위해 잠입한 남조선 안기부 공작원”이라고 선전 중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살기 좋은 남조선에서 왜 다시 왔냐”며 당국의 선전을 믿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도 보위부에 있는 지인에게서 월북한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하지만 3년 전 남조선으로 달아났던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을 떠나 개성으로 월북한 사실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한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려 했다면 자신이 감염되지 않고도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당국의 선전을 안 믿는 주민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 주민 상당수가 우한코로나에 대한 공포심에 사로 잡혀 있어 당국이 날조한 선전선동에 속아 넘어가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키우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북한 선전매체에 따르면, 탈북자 김 모 씨는 지난 19일 월북해 개성시로 들어갔다. 북한 당국은 25일에야 이 사실을 알았고, 한국 정부는 북한이 26일 선전매체를 통해 관련 사실을 밝힌 뒤에야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