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前정부 차은택 '일감 몰아주기'와 유사
  •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행사 준비사항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행사 준비사항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측근이 설립한 신생 공연기획사가 공공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행사도 수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22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앞서 이 업체는 문재인 정부의 행사용역을 집중적으로 수주해 특혜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탁현민 측근이 세운 '노바운더리' 콘진원 행사도 따내

    미래통합당 김승수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인 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설립된 공연기획사 '노바운더리'가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행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바운더리는 '탁현민프로덕션' 조연출 출신인 이모 씨와 강모 씨가 설립한 공연기획사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여 건의 청와대·정부 행사용역을 수주했다.

    이들이 콘진원으로부터 수주한 행사는 1억원 규모에 이른다. 2017년 개최한 '음악, 인공지능을 켜다 쇼케이스' 행사에서 3142만원, 2018년 '콘텐츠임팩트 통합 데모데이' 행사에서 6000만원을 따냈다. 

    두 행사 모두 양측이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라, 콘진원 행사담당 위탁사가 노바운더리 측에 재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정부 4년차에 나타난 탁현민 비서관 측근 기획사의 특혜 의혹은 과거 박근혜 정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비리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은 징역 2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 전 단장은 광고사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4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차 전 단장의 죄목 중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등과 공모해 KT에 인사 압력을 넣고, 최씨와 설립한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 일감을 몰아주도록 했다는 혐의도 있다. 이는 현재 논란이 되는 노바운더리의 특혜 의혹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된다.

    특히 탁현민·차은택 두 사람은 콘텐츠진흥원장과 친분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콘텐츠진흥원장이었던 송성각 씨는 차 전 단장과 함께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을 빼앗으려 한 혐의로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송씨는 차 전 단장의 은사였다.

    현 정부 김영준 콘텐츠진흥원장은 탁 비서관과 과거 연예 매니지먼트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2012년 18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데 이어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선대위 SNS본부 부본부장을 맡은 바 있는 '친문' 인사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특혜 의혹과 관련 "한겨레신문의 보도 때와 마찬가지"라며 "청와대와 의전비서관실은 해당 기획사가 정부 부처 행사를 수주하는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능력 있는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 문재인 정부의 행사였다"며 "무책임한 의혹 제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