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5당 대표 초청, 안철수 대표만 나홀로 불참… 광주서 현장 목소리 청취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국가보훈처가 올해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국회의장을 비롯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해 여야 5당 지도부를 모두 초청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보훈처는 앞서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는 여야 3당(민주·통합·정의) 지도부만 초청했다 곤욕을 치렀다.

    이번 6·25전쟁 70주년 행사에는 대부분의 정당 대표가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안 대표는 보훈처 주최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광주를 방문하기로 했다. 의례적 행사 참여를 지양하고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기 위해서라는 전언이다. 

    최강욱도 초청 명단 포함…5·18행사 '패싱' 비판 의식한 듯

    국회 원내 5당 관계자에 따르면, 각 당 대표실은 전날(22일) 오전 보훈처로부터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개최 예정인 6·25전쟁 7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장을 받았다. 보훈처는 지난달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초청하지 않아 양당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우한코로나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일환으로 참석자 규모를 400여 으로 줄이면서 원내 정당의 경우 5석 이상의 당 대표에게만 초청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열린민주당은 "행정부의 오만한 태도에 놀랐을 따름"이라며 섭섭함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에서만 23석을 얻으며 더불어민주당을 제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안 대표 역시 초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당시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둔 권은희 의원과 이태규 사무총장이 보훈처에 강력히 항의했고, 보훈처장이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보훈처는 지난 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 여야 5당 대표를 모두 초청했고, 이번 6·25전쟁 70주년 행사에도 초청장을 보냈다.

    안철수 홀로 불참…광주서 보훈단체장들과 간담회

    여야 지도부는 대체로 '참석'으로 가닥을 잡았다. 단순히 7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의 대남 도발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6·25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한 자리기 때문이다.

    다만 초청받은 5당 대표 중 유일하게 안 대표는 보훈처 주최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25일 주요 당직자들과 광주를 찾아 지역 보훈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간담회는 권은희 원내대표실에서 주최했으며, 이 자리에는 보훈처 직원들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이후 혁신기술 현장인 광주과학기술원을 찾는다. 그는 2015년 6월 광주과학기술원 초청 특별강연을 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주요 국가행사 때마다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 일정을 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5회 현충일 추념식에도 안 대표는 홀로 참석하지 않고 제천시의 충혼탑으로 향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반강제성 의례적 행사 참석보다 현장에서 국민을 직접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실용주의 정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안 대표는 중앙정부에서 여는 관례적 행사보다 더 많은 국민을 찾아뵙는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