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전 방판업체발 감염 확산 총 254명…"수도권 코로나 2차 유행, 여름철 감소 예측도 빗나가"
  • ▲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한낮에 서울 종로구 거리를 걷고 있다. ⓒ권창회 기자
    ▲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한낮에 서울 종로구 거리를 걷고 있다. ⓒ권창회 기자
    방역당국이 수도권 내 우한코로나 확산과 관련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고 판단했다.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이 되면 코로나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간 데다, 수도권과 충청권의 집단감염 원인도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한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방역당국은 현재 수도권 상황이 5월 연휴로 촉발된 2차 유행기간이라고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2~3월에 걸쳐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유행들이 반복되면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며 "가을·겨울철에는 유행의 크기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대비도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연휴, 2차 유행 촉발… 백신·치료제 없이 종식 불가능"

    정 본부장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에는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맞지 않았다면서 사람 간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계속되는 한 유행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의 유행을 계속 차단하지 못할 경우 가까운 시일 내에 더 큰 유행이 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 정 본부장은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장기간 유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현재 방역활동의 의미를 "백신 등 근본적 해결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의료, 방역체계, 사회 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발생 규모와 속도를 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환자에 대한 검사와 역학조사를 추진하고 있지만 무증상자나 경증 감염자로 인한 모든 전파를 차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수도권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끊이지 않으며, 해당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추세다. 질본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소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4명이 늘어 현재까지 총 198명이 확진판정받았다. 198명 중 해당 업체를 직접 방문한 환자는 41명, 환자와 접촉 등으로 감염된 환자는 157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56명, 인천 24명, 강원·충남 각 3명이다.

    서울 구로구 방문판매업체 대자연코리아 관련 확진자도 7명(서울·경기 각 3명, 인천 1명)으로 늘었다. 대전 서구 소재 방문판매업체발  환자도 2명이 늘어 49명이 됐다. 지역별로는 대전 34명, 충남 5명, 서울 4명, 전북·세종 각 2명, 광주·경기 각 1명씩이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방문판매 관련 지역사회 확진자는 254명으로, 이 중 140명(55%)이 기저질환 보유 등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60세 이상이다.
  • ▲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청계천을 찾아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청계천을 찾아 마스크를 쓰고 산책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한편 일일 국내 신규 확진환자는 27일 만에 10명대로 떨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환자는 1만2438명으로 집계됐다. 21일 0시 기준 1만2421명에서 17명 늘어난 수치다.

    신규 환자 중 11명은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사례로 확인됐다. 서울 4명, 경기 3명, 충남 2명, 대구·전북 각 1명씩이다. 해외유입 사례로 확인된 6명은 모두 검역 후 지역사회에서 확진판정받았다. 경기 3명, 서울·인천·경북 각 1명씩이다. 완치자는 13명 늘어난 1만881명(완치율 87.5%), 사망자는 전날과 같은 280명(치명률 2.25%)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 17명, 수도권서 7명… "주말이라 검사 줄어 추이 좀 더 지켜봐야"

    하루 새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환자들을 살펴보면 수도권 확진자는 7명에 그쳐 지난달 22일 이후 31일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또 방문판매업체 관련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던 대전은 7일 만에 추가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방역조치의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아직까지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주말로 인해 의심환자 검사가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윤 총괄반장은 "21일이 일요일인데 보통 주말에는 검사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그래서 특정한 집단감염이 주말에 발생하지 않는 이상 월요일에는 확진자가 조금 감소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1일 0시부터 22일 0시 사이 진행된 진단검사는 5603건으로, 평일인 18일 0시부터 19일 0시 사이 진행된 진단검사 1만2351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주에도 월·화요일 수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수요일부터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는 그런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에서의 상황들이 비수도권으로 확산하는 초기 단계인데, 이 단계를 어떻게 잘 막느냐가 전국적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