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자, 전직 시의원 등 4명… 현직 민주당 의원은 수천만원 정치자금 불법수수 의혹
  • ▲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시스
    ▲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현직 의원과 여권 인사들이 2015년 '라임 사태'의 핵심관계자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주도로 필리핀으로 3박4일간 공짜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소속 지역구 A의원과 비례대표 B의원, 지난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후보자 C씨 등 여권 관계자들은 2015년 9월 김 전 회장이 빌린 필리핀 클락의 한 리조트에서 3박4일간 머무르며 여행을 즐겼다고 18일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현직 與 의원 2명, 與 소속 총선 낙선자 1명 포함

    당시 A의원은 지방자치단체 고위직 임기를 마친 뒤였고, B의원과 C후보자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던 중이었다. 당시 전직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과 과거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직을 수행했던 김모 씨가 동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2015년 당시 김 전 회장은 친분이 있던 한 언론사 간부 이모 씨에게 "주변에 신세를 갚아야 하는 사람이 있거나 잘해줘야 할 사람이 있으면 부담없이 한번 모시고 다녀오라"며 리조트를 소개했다. 

    김 전 회장에게 리조트를 추천받은 이씨는 다시 친분이 있던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김씨에게 해당 리조트를 소개했고, 김씨와 이씨를 포함한 여행모임 회원들은 필리핀을 여행지로 정했다. 이들은 해당 리조트에서 3박4일간 무료로 투숙했다. 

    이씨는 "리조트 숙박비만 김 전 회장이 낸 것이고, 항공료나 여행 활동비는 다 각자 돈으로 지불했다"며 "여행 동안 이들과 김 전 회장이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이 같은 방식으로 정·관계 인사들과 접촉하며 향후 이들을 로비 창구로 활용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로 A의원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6년 총선 준비 과정에서 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받고 당선인 시절에는 맞춤양복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정치자금 수천만원 받은 의혹도 제기

    A의원 측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여행을 갔던 것은 맞지만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는 김 전 회장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청탁받은 사실도 없다"며 "필리핀 여행 당시에도 김 전 회장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당연히 거기서도 만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2015년 여행 당시에는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없던 열린우리당 전 부대변인인 김씨가 4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라임 사태를 무마하려던 김 전 회장에게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을 직접 소개해주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씨는 김 전 회장에게 지난 총선 때 출마한 부산지역 여당 소속 총선 후보자 D씨도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D씨에게도 최소 수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D씨는 "김 전 회장은 알지만, 돈은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