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종 SBS 기자 "'받아쓰기 안 하겠다'던 MBC, 정반대 행보… 혼란스럽다"
  • ▲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불과 두 달 전까지 검찰 수사 내용을 보도하는 취재 관행을 문제삼던 MBC가 '검찰발 받아쓰기'를 해놓고 버젓이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기사를 내보낸 사실에 대해 SBS 법조팀 기자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응원단장 노릇만 열심히 하면 칭찬받는 세상"

    임찬종 SBS 기자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기준 따윈 중요하지 않은 세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 내용을 보도하는 건 누누이 말씀드렸던 것처럼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정권과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검찰발 보도를 놓고 신랄하게 비난하며 신중한 태도를 강조하던 분들이 이런 보도에 대해선 아무 문제 의식을 못 느낀다면 모순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독] 이재용이 진두지휘?…"골드만삭스에도 물어봤다">는 제목의 MBC 뉴스데스크 기사를 공유한 임 기자는 "이런 기사를 쓴 언론사의 사장님은 불과 2달 전에 'MBC 뉴스데스크는 받아쓰기 단독 안 합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선언까지 하셨었다"고 비꼬았다.

    이러한 MBC의 내로남불식 '이중적 태도'에 대해 "혼란스럽다"고 말한 임 기자는 "기준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세상, 일관성을 지키려는 시도 같은 건 비웃음을 당하는 세상이 됐다"며 "특정 진영이나 부족의 응원단장 노릇만 열심히 하면 뭘 하든 칭찬받을 수 있는 걸까?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건지 이제는 정말 모르겠다"고 씁쓸해했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임 기자의 관련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MBC 너마저도…, 검찰발 받아쓰기 기사를. MBC가 하면 착한 받아쓰기, SBS가 하면 나쁜 받아쓰기"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