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대변인 "2차 팬데믹 예상되는 가을까지 설립"…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비판
  •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청와대는 11일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설립되는 작업이 가을이 이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우한 코로나(코로나19) 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85명으로 늘어나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한 긴장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특별연설에서 이 부분을 말씀하시게 된 것은 2차 팬데믹에 대비하자는 의미기도 하다"며 "전문가들이 2차 팬데믹을 가을 또는 겨울로 내다보고 있기에 좀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기념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언급했다. 향후 실시될 경우 인사권과 예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전문 인력 확보와 지역별 감염병 관리가 보다 수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방역 전문가들 확충 가능" 기대감

    강 대변인은 이어 "청으로 승격하게 될 경우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일단 지방조직을 갖출 수가 있고 방역 전문가들을 확충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질본이 지방조직이 없다 보니 자치단체와 협력에 있어서도 조금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부분들을 보완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질본의 청 승격을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국회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질본의 청 승격을 지난 4·15 총선 공약으로 내놨다. 감염병 관리에 있어 질본의 청 승격이 필요하다는 점에 여야 모두 방향성이 같아 21대 국회 개원 뒤 정부조직법 개정 가능성은 높다.

    정기석 "세월 지나면 기술·전문직들 한직 돼"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질본 청 승격 방침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뜻의 쓴소리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장 출신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질병관리청 승격은 매우 환영이지만 가을에, 제2의 파동이 왔을 때 청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확 느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때처럼 또 그냥 묻혀 간다"며 "정신을 차리는 것 같이 보이지만 (세월)지나고 나면 또 이런 정부 내에서도 그냥 기술직·전문직 그룹들은 한직이 되어 가는 그런 현실이 이때까지 반복되어 왔다. 제발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클럽발 확산에 대해 "입구에서 열을 재고 하지만, 사실 열나는 코로나19 환자는 50%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절반 이상은 놓치고 있는 것"이라며 "이 클럽을 이렇게 무방비로 놔뒀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