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전 YG대표, '소속가수 마약혐의 수사' 덮기 위해 공익제보자 회유 의혹
  • 양현석(51·사진)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소속 가수인 비아이(25·본명 김한빈)의 마약 구매·투약 혐의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를 회유·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보복협박·범인도피 교사 등) 혐의로 양현석과 YG 관계자 4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양현석은 2016년 8월 공익제보자인 H(25)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을 당시 "2016년 5월 3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이콘' 숙소 앞에서 비아이에게 LSD 10장을 전달했다"고 진술하자, H를 회유하고 협박해 진술을 번복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현석이 관련 혐의를 줄곧 부인하고 있으나 H의 진술이 일관되고, 진술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 등을 통해 양 전 대표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경찰은 비아이에 대해서도 대마초와 LSD를 구매하고 투약한 사실이 일부 인정된다고 판단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비아이에게 LSD 전달" 진술… 일주일 뒤 "그런 적 없다" 부인


    당시 경찰은 H로부터 '비아이에게 마약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얻어내고, 구매 정황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록까지 입수했으나 비아이를 소환조사하지 않았다. 또한 한 마약딜러가 진술한 고객 명단에 H와 비아이의 이름이 모두 나왔지만 경찰은 H만 체포해 조사했다.

    이에 대해 용인동부경찰서 측은 "H가 3차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을 번복했다"며 "실제로는 마약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꿔서 김한빈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H가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양현석 때문이었다. 2016년 8월 22일 H가 경찰에 소환돼 "가수 비아이에게 LSD를 전달했다"고 진술한 직후 양현석은 H를 'YG 사옥'으로 불러냈다.

    이 자리에서 양현석은 H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줄테니 비아이에 대한 진술을 번복해달라'고 종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양현석은 회삿돈으로 H의 변호사 비용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후 H는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양현석이 비아이의 마약 혐의 관련 진술을 번복하라고 종용했다"며 공익신고했다.

    이에 권익위는 관련 자료를 대검찰청에 이첩했고 지난해 11월부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이 사건 수사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