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 20일 조권 재판 증인신문 출석… '선친에 책임전가', 조권과 같은 취지 증언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 ⓒ뉴데일리 DB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권씨. ⓒ뉴데일리 DB
    조국(55) 전 법무부장관의 모친 박정숙(83) 웅동학원 이사장이 "남편인 고(故) 조변현 씨가 웅동학원을 무리하게 인수하면서 고려종합건설이 부도난 것인데, 다 아들(조권) 때문이라고 하니 불쌍해 미칠 지경"이라고 증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차남(次男) 조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다.

    조씨 측 변호인단의 신청으로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나선 박 이사장은 웅동학원 비위와 관련, 사망한 조 전 장관 '부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박 이사장은 "학교(웅동학원) 때문에 고려종합건설이 부도났다고 생각한다"며 "남편이 학교를 인수할 때도 내가 간곡히 말렸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가 58년에 설립된 곳이다 보니 시설이 낙후해 인수 후에도 돈이 계속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조국 모친 "조권, 부친과 사이 좋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남편과 아들 조권 씨의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조권이 아버지 회사인 고려종합건설에서 근무하면서 큰 공사 수주 건을 몇 건 물어왔는데 남편이 아들이라는 이유로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 부자관계가 좋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 돈은 다 주면서 조권 돈은 안줬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종합건설의 부도로 조권이 젊은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됐고, 코리아코팅이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아들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사장 자리를 주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취지에서 장남인 조 전 장관이 아버지인 조변현 씨를 혼내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은 "남편이 주변에 '조권이 회사를 확장시켜서 부도났다'고 거짓말을 해 한번은 조국한테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고 혼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허위소송'과 '채용비리' 등 조씨의 혐의와 관련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2010년 남편의 건강상태가 나빠지면서 제가 웅동학원 이사장으로 취임했지만, 2014년 남편이 죽기 전까지는 업무를 (남편이) 직접 했다"며 "남편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고, 법인 업무와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도 이사회가 있을 때만 학교에 갔기 때문에 쌓인 서류를 결재하기 바빠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채용비리가 발생한 2016년 박 이사장의 하나은행 계좌에 출처를 알 수 없는 1000만원이 입금된 사실이 있다"고 지적하자 박 이사장은 "어디서 온 것인지 기억이 안 난다. 조국이 현금으로 생활비를 빌려준 걸 갚는 데 썼다"고 말했다.

    "허위소송·채용비리 아는 것 없어"… 22일 조범동 결심공판

    검찰은 조씨가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 웅동학원과 허위 공사대금소송을 벌였다고 본다. 고려종합건설은 조변현 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웅동학원 산하 웅동중학교 신축공사를 수주했고, 이를 조씨가 대표로 있는 고려시티개발에 하도급을 맡겼다. 그러나 공사 도중 고려종합건설이 부도났고, 조씨는 웅동학원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06년과 2017년 소송을 벌였다.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도 재직했던 조씨는 학교법인이 소송에서 변론하지 않도록 조치했고, 승소해 웅동학원으로부터 51억7292만원의 채권을 확보했다. 조씨는 이를 담보로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은 뒤 갚지 않아 웅동학원에 총 115억5010만원의 손해를 끼쳤다. 

    조씨 측은 "선친에게 받을 돈이 있었는데, 그 대신 공사대금채권을 받았다. 해당 채권이 허위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선친이 건네준 자료대로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2일 조씨의 결심공판을 열고, 이어 5월 중 1심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조씨에 관한 판결이 5월 중 내려진다면 재판에 넘겨진 '조국 일가' 중 가장 먼저 법원의 판결을 받는 사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