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호 통합당 후보 "공공발주로 조선산업 일으켜야"… "정책마다 실패한 文정부 심판해야"
  • ▲ 권명호(59) 미래통합당 울산 동구 국회의원 후보가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그는  구의원·시의원·구청장 등 다양한 선거 경험이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권명호(59) 미래통합당 울산 동구 국회의원 후보가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그는 구의원·시의원·구청장 등 다양한 선거 경험이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정상윤 기자
    4·15총선이 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부산·울산·경남(PK)이다. 전통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부·울·경 지역에서 '보수정당 공천=승리'라는 공식에 변화가 일어서다. 실제로 새누리당(현 미래통합당)은 20대 총선에서 PK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에 8석을 내주면서 사실상 '패배'했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을 바꿔 단 보수정당은 탈환을, 민주당은 수성과 의석 수 확대를 꾀해 '정면대결'이 기대된다. 본지는 3월26~28일 3일간 부·울·경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후보들을 만났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때문에 나라가 총체적 시련을 맞이했다."

    권명호(59) 미래통합당 울산 동구 국회의원 후보는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이렇게 풀이했다. 울산 방어진 출신인 권 후보는 구의원·시의원, 동구청장을 거친 '동구 토박이'다. 4·15총선에선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도전한다.

    울산 동구는 권 후보를 포함해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종훈 민중당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후보까지 더해 3강 구도가 예상된다. 권 후보와 김종훈 후보는 이번 총선에 앞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울산 동구청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선거 초반 권 후보는 김종훈 후보에 지지율에서 5%가량 뒤쳐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최종 득표율 44.94%를 얻은 권 후보가 40.44% 득표율의 김 후보를 4.54%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권 후보는 "선거도 스포츠처럼 상대적"이라며 "이번 총선에서도 김종훈 후보를 꺾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권 후보는 구의원·시의원·구청장 등 다양한 선거 경험이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28일 '첫 금배지' 도전에 나선 권 후보를 만났다.

    - 울산 동구의 선거구도는 어떤가. 진보진영 후보자가 두 명인데, 단일화 움직임은 있나.

    "진보진영의 단일화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 거의 없다고 봐도 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어떤 일이든 그렇지 않나. 울산 동구 현역 의원인 김종훈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제안할 지는 모르겠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마찬가지다. 울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이 울산을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 울산시장부터 민주당 소속이고, 동구가 지역구인 시의원 3명 중 2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동구청장과 구의회 의장도 민주당이다. 민주당이 집권여당이기도 하니 민주당 측에서 먼저 후보 단일화를 하자고 청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아마도 나와 민중당 김종훈 후보, 민주당의 김태선 후보 간 ‘3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 동구는 전통적 진보진영 강세 지역인데, 판세는 어떤가. 승산은 있다고 보나.

    "김종훈 후보와는 이번 총선에 앞서 지방선거에서 경쟁해 꺾은 바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울산 동구청장 후보로 출마해 당시 현직 동구청장이던 김종훈 후보를 꺾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나의 지지율은 김 후보에 비해 낮은 편이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동구청장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선거도 스포츠와 같이 상대성이 있다. 아무리 경기력이 좋고 커리어가 뛰어난 선수라도 모든 상대에게 이길 수는 없다.
  • ▲ 울산 동구 주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건네고 있는 권명호 후보. ⓒ권명호 후보 선거캠프 제공
    ▲ 울산 동구 주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건네고 있는 권명호 후보. ⓒ권명호 후보 선거캠프 제공
    또 김 후보와 달리 나는 울산 출신이다. 이런 부분이 당시 구청장선거에 영향을 미쳤고, 이번 국회의원선거에도 똑같이 긍정적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후보들보다 선거 경험이 풍부한 것도 강점이다. 2006년 울산 동구의원선거 당시 첫 공직선거를 경험했다. 이때 당선돼 동구의회 전반기 의장직을 역임했고, 2010년에는 울산시의원으로 뽑혀 시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구의원부터 시의원, 구청장까지 다양한 선거를 경험한 것이 나의 큰 자산이다."

    - 울산 동구는 지역경제의 큰 축인 현대중공업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 지역 민심은 어떤가.

    "예부터 정권이 잘하나 못하나를 떠나 정권을 꾸준하게 지지하는 층은 따로 있다. 박근혜 정부가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도 고정 지지층은 있었다. 울산 동구는 ‘정권 심판론’에 더해 지역경제 문제까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이곳은 조선산업 침체로 구조조정 문제가 심각하다. 울산 동구는 조선산업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 조선업이 불황이면 울산 동구도 불황이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은 분들이 외지로 떠나 지역경제가 다시 침체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다.

    조선산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일이 우선이다. 조선산업은 고용창출 효과나 경제유발 효과가 굉장히 뛰어나다. 산업구조상 '맨파워(노동력)'가 많이 필요한 노동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이다. 일감을 확보하고 그 일감을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념도 중요하고 국가안보와 외교도 중요하지만, 결국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것 아닌가?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구청장이나 시장, 대통령이 누구인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현재 문재인·송철호 같은 정치인 이름들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국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정치인 이름이 국민 입에 오르내리면 안 된다."

    - 조선산업을 일으킬 방안이 있나.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공공 발주다. 예를 들어 군함·해양경비정 등 선박 생산을 정부가 현대중공업에 발주하는 것이다. 정부가 어차피 확보해야 할 군함이나 선박이라면 산업체가 힘들 때 공공 발주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겠나? 조선산업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우리 동구에서 조선산업으로 외화를 벌어 나라의 곳간을 채워줬다. 이런 공을 생각한다면 국가의 지원은 당연하다. 현금 지원보다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게 낫다."

    - 공공 발주 이외 다른 대책을 고민하는 게 있나.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다. 공공 발주도 좋지만, 이외에도 다른 지원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다만, 지금 당장은 대책을 내놓기보다 조금 더 숙고해 볼 때다. 섣부르게 내놓는 대책은 안 하느니만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방안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 울산 동구에는 의외로 관광자원이 굉장히 많다. 우선 대왕암공원이 있다. 전국에서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곳인데, 매년 300만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다. 방어진항·일산해수욕장·주전몽돌해변 등도 있다.

    그런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이런 관광자원을 100% 활용할 수 있게 잘 가다듬어야 의미 있는 관광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관광자원 주위의 미흡한 숙박시설을 고쳐야 한다. 지금 대왕암공원 등을 보면 숙박 인프라가 부족해 관광객들이 찾아와 온갖 관광은 다 하고도 잠은 다른 지역에서 청한다. 관광객이 숙박해야 더 많은 관광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숙소를 잡으면 그 근처에서 식사도 하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가지 않겠나. 풍부한 관광자원을 살린 '체류형 관광'을 지향해야 한다. 머물 수 있는 관광지를 만들어 외부 자원을 끌어들이고 싶다. 이를 통해 조선산업 의존에서 탈피해 지역 산업의 다각화를 꾀하고자 한다. 현대중공업이 기침하면 동구는 몸살을 앓는다. 의존도가 너무 높다. 이제껏 정치나 행정을 해왔던 분들은 울산이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의 산업으로 평생 먹고 살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동차산업만 봐도 내연기관이 벌써 없어지고 있지 않나. 동구는 지역 산업의 다각화에 실패하면 지금보다 더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
  • ▲ 권명호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근무·소득주도경제성장·주택정책 등의 실패를 지적했다. ⓒ정상윤 기자
    ▲ 권명호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근무·소득주도경제성장·주택정책 등의 실패를 지적했다. ⓒ정상윤 기자
    - 당선된다면 국회에서 하고 싶은 역할은.

    "지금의 울산 동구는 친노동정책을 입법하는 분이 국회의원을 맡고 있다. 이렇게 한쪽만 편들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도, 경영진도 하나의 회사에 묶인 존재다. 그런데 한쪽만 편들어주면 균형이 맞지 않는다. 숲을 보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회사가 잘돼야 노동자에게도 일거리가 있다. 회사에 이윤이 많이 남으면 이를 노동자들의 복지에 투입할 수도 있고 임금을 더 올려줄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렇다고 노동자들이 이것을 회사에 일방적으로 요구하면 안 된다. 회사의 사정에 맞춰 상생하는 방안으로 합의해야 한다. 경영진에도 잘못이 있다. 지금 당장 경영이 힘들다고 구조조정을 하는데, 이는 노동자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처사다. 구조조정부터 생각하지 말고 노동자와 끝까지 같이 간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는 참다운 경영이 필요하다. 작은 음식점처럼 손님이 많다고 아르바이트생을 늘리고 손님이 줄어들면 아르바이트생을 자르는 무책임한 경영은 지양해야 한다."

    - 주민들에게 이번 선거가 어떤 선거인지, 왜 투표해야 하는지 의미를 부여해달라.

    "이 정부는 참 대단하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주52시간근무제·소득주도경제성장·주택정책 등 정책들이 하나 같이 실패했다. 어떻게 입안한 정책들마다 실패만 하나. 일부러라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여기에 중국과 북한의 눈치는 보면서 전통적으로 우방인 미국과는 완전히 담을 쌓았다. 그렇기에 더욱 이번 총선이 경제·안보·외교문제를 비롯해 자유민주주의가 종지부를 찍고, 시장경제의 원리 원칙이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기로라고 생각한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해야 현 정권이 원하는 개헌을 막을 수 있다. 지금 밖에 나가보면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 특히 어르신들은 ‘우리야 이렇게 살았지만 자식들이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신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데 그런 나라에서 마스크가 없어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이 정권이 밉거나 싫다기보다 국민이 가엽다. 그렇게 마스크를 사려고 줄을 서 계신 모습을 보면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멀리 돌아 간다.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서 나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지금 대한민국을 휘어잡은 문재인 정부 때문에 우리나라는 경제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으로 시련을 맞이했다. 이들을 심판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지역민들께도 부탁드린다. 울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내 고향의 경제를 일으켜 세우고 싶다. 정권 심판과 지역경제 재건을 위해 한 손 보태주시기 바란다."

    총선특별취재팀=정상윤 박찬제 강영범(울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