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기 등 혐의로 곽·이 전 대표에 구속영장 청구… '대주주' 이철 횡령 자금 흐름 추적
  • ▲ 검찰이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전 대표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라젠 수사'를 본격화했다. ⓒ정상윤 기자
    ▲ 검찰이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전 대표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라젠 수사'를 본격화했다. ⓒ정상윤 기자
    검찰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바이오기업 신라젠 전 대표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라젠 수사'를 본격화했다. 신라젠은 미공개 주식 거래 등의 의혹을 받는다. 이 때문에 14만 명 이상의 '개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1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 거래),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곽병학·이용한 전 신라젠 대표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표, 항암 후보물질 임상 실패 전 주식 팔아 막대한 이득 챙겨

    신라젠은 2016년 코스닥에 입성, 항암 후보물질 '펙사벡'의 임상 성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때 시가총액 2위(9조8000억)에 올랐다. 그러나 '펙사벡' 임상이 실패하자 주가가 급락했고 14만여 명이 피해를 봤다. 금융업계는 문은상 현 대표와 곽병학·이용한 전 대표 등 주주·임원들이 약 2515억원의 신라젠 주식을 미리 매도해 막대한 차익을 얻었다고 본다.

    검찰은 곽병학·이용한 전 대표가 '펙사벡' 임상 실패를 미리 알고 신라젠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겼다고 본다. 이들이 회사 자금도 횡령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이들의 횡령자금이 흘러간 곳, 신라젠의 기술특례상장 경위 등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젠 사건은 그동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수사했다. 지난해 8월 신라젠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다. 그러다 올 초 법무부의 직제개편으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됐고, 이후 이 사건은 2월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에 재배당됐다.

    오는 4·15총선 전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일각에서는 3월31일 MBC 보도와 연관된다는 시각도 있다. 당시 MBC는 채널A 기자와 현직 검사의 유착 의혹을 보도했다.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를 거론하며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 제보를 강요했다'는 보도다.

    '신라젠 대주주' 이철, '검언유착 의혹'에도 등장

    이철 전 대표는 신라젠의 대주주였다. 그가 대표로 있던 VIK는 2013~14년 신라젠 상장 전 450억여 원을 투자, 한때 미상장 지분 14%를 가진 신라젠의 최대주주였다. 그러다 2015년 이 전 대표 등을 대상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VIK는 신라젠 지분을 모두 팔았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3만 명으로부터 7000억여 원을 불법모집한 혐의로 징역 12년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검찰은 VIK가 신라젠에 투자한 자금 중 36억원의 용처가 모호하다고 판단,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