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출신 훈련병 700여 명 대상…국방부 “증상 없는 병사들 예방차원에서 검사”
-
국방부가 최근 대구·경북 출신 훈련병들을 대상으로 우한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면서 여러 명의 검체(檢體)를 한 개의 배지(培地)에다 올려 검사하도록 명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방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 환자로부터 채취한 검체를 수송배지에 넣는 서울의료원 의료진(사진과 기사내용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경북 출신 훈련병들의 입대가 지난 9일부터 재개됐다. 국방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이들의 우한코로나 감염여부를 검사하기로 했다. 그런데 훈련병 수가 700여 명이나 되자 국방부는 검사 시간을 단축한다는 명분으로 4명의 검체를 1개의 배치에 올려 검사를 하고, 여기서 우한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오면, 해당 배지에 검체를 올린 4명만 재검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렇게 하면 검사 시간이 4분의 1로 단축된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육군 훈련소 등은 지난주부터 이 방법으로 훈련병들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전염병 감염검사는 1명의 검체를 하나의 배지에 올려 검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러 명의 검체를 하나의 배지에 올리면 오염된 것으로 간주한다.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자문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24일 “논란이 된 검사는 우한코로나 감염 증상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대구·경북 출신 훈련병들에 대해 예방적 차원에서 실시한 것”이라며 “증상이 없는 훈련병에 대한 검사였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훈련병은 한 명도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검사 방식을 국방부에 자문해준 곳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였다. 학회 측은 “단기간에 많은 사람을 검사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검체를 한데 묶어 검사하는 것을 ‘풀링(pooling) 기법’이라 한다”면서 국방부의 검사가 잘못된 방식이 아니라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2월 25일자 의학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우한코로나 감염을 진단하는 검사 기준을 규정했다.
한편 군에서 여러 사람의 검체를 한 배지에 올려 전염병 감염 검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2018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지원 병력에 대해 노로바이러스 검사를 할 때도 이런 ‘풀링 기법’을 사용했고, 국군의학연구소 실험을 통해 검사의 신뢰성을 확인 받았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