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이용 막아놓고 총리가 이용… 민주당 소속 종로구청장이 특혜 줬나" 구설
  •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종현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4·15총선 예비후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운영을 중단한 구립도서관을 대관해 행사에 이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관 신청도 이 위원장 선거 캠프 관계자가 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은 상황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 종로구와 종로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성공적 추진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총선공약 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협약식에는 민주당 이낙연 위원장을 비롯해 강병원(은평갑)·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의원, 김성곤(강남갑)·강태웅(용산)·박성준(중구·성동을)·문명순(고양갑)·한준호(고양을) 후보 등 8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청운문학도서관 지상 1층 한옥 공간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과 역사 신설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 서북권의 교통체증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수도권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통편이 원활해져야 한다"며 "신분당선 연장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의원 시절 공약했던 내용이다. 하루라도 빨리 이행되도록 힘을 모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휴관 중인 공공시설에서 공약 발표

    그런데 청운문학도서관은 지난달 20일부터 코로나-19 상황 해지 시까지 임시휴관에 들어갔다. 종로구와 종로문화재단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린 조치다. 종로구는 관내 모든 문화시설의 운영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도서관 출입구는 모두 폐쇄됐고, 시민들의 출입도 금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위원장을 포함해 여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된 공공시설에서 총선공약 행사를 벌인 것을 두고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관내 모든 문화시설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청운문학도서관은 종로문화재단에서 위탁운영한다"며 "대관 승인은 재단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종로문화재단 관계자는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열람실은 지하 1층이고 (행사가 열린) 한옥 공간은 지상 1층 독립된 공간"이라며 "임시 휴관 기간이라도 대관 신청은 받는다. 이번 행사도 심사해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승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월20일 이후 청운도서관 대관은 '이낙연 캠프' 유일

    본지 확인 결과, 임시 휴관 조치가 내려진 지난달 20일 이후 현재까지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진행된 대관행사는 지난 15일 '신분당선 서북부연장선 성공적 추진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총선공약 협약식'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관 신청도 지난 13일 해당 협약식을 위해 신청한 1건 외에는 없었다. 이 위원장의 선거 캠프 관계자가 개인 이름으로 대관을 신청했다. 

    이 위원장 캠프 관계자는 '특혜대관 아니냐'는 지적에 "저희는 대관 신청한 게 승인이 나서 비용을 내고 사용한 것"이라며 "어떻게 승인됐는지는 잘 모른다. 도서관 측에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무진에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이 위원장이 별도로 하실 코멘트도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 "국민 누구도 이용 못하는 시설을 선거활동에 이용"

    이준호 미래통합당 청년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 누구도 이용할 수 없는 시설을 이 전 총리는 선거활동을 위해 이용한 것"이라며 "국민은 출입할 수 없지만, 권력자인 이 전 총리는 출입이 가능하도록 조치한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악질행정과, 휴관임을 알면서도 출입하여 공식행사까지 진행한 이 전 총리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