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발길 뚝 끊긴 극장가, "코로나 때문에 죽을 맛"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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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우한폐렴(코로나19)이 '007'과 '기생충'의 발목까지 잡았다.
- ▲ '007 노 타임 투 다이(007 No Time To Die)' 공식 포스터. ⓒ호호호비치
5일 '007 노 타임 투 다이(007 No Time To Die)'의 제작사 MGM과 유니버설 픽쳐스, 그리고 대표 프로듀서인 마이클 G. 윌슨과 바바라 브로콜리는 "글로벌 영화 시장에 대한 검토와 심사숙고 끝에 '007 노 타임 투 다이'의 전 세계 개봉일을 2020년 11월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봉일을 늦춰달라는 전 세계 팬들의 요청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기존 4월에서 11월 25일로 개봉 날짜가 바뀌었다.
당초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오는 31일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홀(Royal Albert Hall)에서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갖고 북미에선 4월 10일, 우리나라에선 4월 8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극장을 찾는 관람객이 급감하고, 잠정 휴업에 들어간 극장수가 늘어나면서 연말로 개봉일을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007시리즈의 25번째 영화이자 다니엘 크레이그(Daniel Craig)의 피날레 작품으로 알려진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강렬한 '빌런'의 등장과 함께 제임스 본드가 위험하고도 미스터리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펼쳐지는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그렸다.
'기생충:흑백판' 등 기대작 줄줄이 개봉 연기… "대체 뭘 보라고?"
한편 007 외에도 우한폐렴 여파로 개봉을 연기하는 영화들이 줄을 잇고 있어 극장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리를 내면 공격하는 괴생명체'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던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의 속편도 개봉일을 연기했고, 디즈니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액션 대작 '뮬란(Mulan)'도 이 달 중 북미와 중국에서 동시 개봉하기로 했던 계획을 철회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 : 흑백판'도 개봉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제작진은 2월 26일을 개봉일로 확정짓고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벌였으나 지난달 코로나19 바이러스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상영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대작들이 연달아 개봉을 연기하면서 우한폐렴 사태로 가뜩이나 수익이 반토막 난 극장들의 손해액이 더 커질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734만7028명에 불과해 전달(1684만3696명)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극장가에선 우한폐렴 여파로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줄어든 데다, '볼 만한' 영화조차 없어 당분간 이 같은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지난 2일 우한폐렴 사태로 타격을 입은 전 세계 영화시장을 분석한 기사에서 "중국에선 7만개 이상의 극장이 문을 닫았고, 한국과 일본·이탈리아에서도 잠정 휴업에 들어간 극장들이 늘고 있다"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이 50억 달러(약 6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