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언주는 당의 소중한 자산… 이언주 "난 영도사람, 부산서 새 바람 일으킬 것"
  • ▲ 미래통합당 이언주 의원. 이 의원은 18일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을 두고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19일에는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며 화해하는 모양새다.ⓒ뉴데일리DB
    ▲ 미래통합당 이언주 의원. 이 의원은 18일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을 두고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19일에는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며 화해하는 모양새다.ⓒ뉴데일리DB
    18일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을 놓고 갈등하던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하루 지난 19일 한 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신당이 출범하자마자 내부 다툼이 불거지면 총선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16일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언주 의원을 언급하며 "부산에 바람을 일으킬 선수가 필요하다. 부산에 한 번도 출마한 적이 없는 이언주 의원에게 경선을 하라고 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영도가 고향인 이 의원을 부산 중구-영도구에 전략공천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자 김무성 의원은 18일 역시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정의롭지 못한 것 아니냐. 경선해야지 왜 전략공천을 하느냐. 이언주 의원이 굳이 영도로 오겠다고 한다면 경선해야 한다"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연합뉴스에도 "현재 영도에는 곽규택·강성훈·김은숙 예비후보 등이 뛰고 있는데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 의원의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의원은 또 "김형오 위원장이 자신의 과거 지역구였던 영도에서 정의롭지 못하게 하면 부산 공천과 선거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김 위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오후 "(이언주 의원 전략공천은) 아직 발표한 게 없지 않으냐"며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김무성 "이언주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 한 발 물러서

    김 의원의 이 같은 견해가 알려지자 이 의원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무성 의원은 보수진영의 분열을 일으키고 문재인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 그것을 반성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고, 그 뜻을 많은 분들이 존중하고 높이 사고 있다"며 "그렇게 불출마하겠다는 분이 공관위의 소관인 공천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또 "지역을 완전히 와해시켜 지역민심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사람이 지역민심을 얘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직도 막후정치를 하고자 하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정치"라고 김 의원을 강력 비난했다. 이 의원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김무성 정계은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시되기도 했다.

    그러자 19일에는 장제원 의원이 나서서 "경거망동을 삼가라"며 이 의원을 비판했다.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지 사흘도 안 돼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는 우려가 높아지자 당사자인 김무성·이언주 두 의원은 서로 한 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무성의원실 관계자는 19일 "이언주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견해를 본지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형오 위원장이 당의 공천 과정을 훌륭히 이끌고 있다는 것이 김무성 의원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언주 "김무성 정계은퇴는 내 의도 아니었다"

    이 의원 역시 19일 "유튜브 영상에 '(김무성 의원의) 정계은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지나쳤다"며 "내 의도가 아니었다. 실무진에 정정을 지시했다"는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어제(18일) 기자회견장에서 언급한 대로 공천은 공관위 소관이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을 한 (김무성) 의원이 공천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이 의원은 이날 본지에 "전략공천 여부는 공관위 소관으로, 공관위 결정에 따르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하겠다"며 "나는 영도에서 자란 영도사람이다. 고향 부산에 출마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부산-울산-경남의 낙동강 벨트를 지키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영도가 고향임을 강조한 것은 그 지역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지만, 이날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곽규택 부산 중구-영도구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19일 오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한 룰 속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이언주 의원에게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