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소독약 품귀, 중국산 진통제·해열제 동나…북한군 “우한폐렴 유입되면 못 막아”
  • ▲ 북한 선전매체에 나온 평양 인근 제약공장. 여기서 만들어진 약품들은 일반 주민들에게 가지 않는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선전매체에 나온 평양 인근 제약공장. 여기서 만들어진 약품들은 일반 주민들에게 가지 않는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주민들이 중국 전역에 우한폐렴이 번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장마당에서 앞 다퉈 각종 약품과 마스크·소독제 등을 사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우한폐렴 방역을 강조하지만 북한군은 소독제가 없어 방역작업조차 못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감기약·진통제·해열제·소독약·마스크… 돈 있어도 못 구해”

    북한 내부 상황은 지난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양강도의 소식통은 “최근 당 중앙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우한폐렴)을 막기 위한 정치사업을 강하게 벌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앞 다퉈 약품 구입에 나섰다”고 방송에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중국에서 우한폐렴 환자가 1만4380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304명에 달한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를 들은 뒤 “우한폐렴이 언제 북한에 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방당위원회마다 비상방역지휘부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그러나 당국을 믿지 않는 주민들은 해열제와 진통제를 구하러 장마당으로 몰려간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북한 장마당에서는 현재 해열제·진통제·감기약 등을 구할 수 없으며, 어쩌다 나타난 약은 천정부지로 높은 값에 팔린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국발 우한폐렴의 증상이 고열이라고 알려지자 중국산 해열·진통제 가격이 며칠 새 3배로 뛰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대중적으로 쓰인다는 ‘정통편’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100알 들이 1통에 250위안(약 4만2400원)이었는데 최근에는 700원(약 11만9000원)을 줘도 살 수 없다고 말했다.
  • ▲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곳곳에서 방역작업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군부대 등에서는 방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은 선전매체를 통해 곳곳에서 방역작업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군부대 등에서는 방역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식통은 “감기약은 물론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 데 필수인 마스크와 소독약 등은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다”면서 “당 중앙에서는 우한폐렴 대책과 관련해 요란한 선전만 할 뿐 실질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시도 때도 없이 주민들을 모아 정치사업을 한다”고 당국을 비판했다.

    “북한군 내부에 우한폐렴 전염되면 못 막아”

    북한군의 형편은 더욱 한심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평안북도의 군 소식통은 “인민무력성에서 전군에 방역대책을 지시했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방역은 형식적일 뿐”이라며 “이 때문에 북한군 내부에서는 우한폐렴으로 인한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다”고 전했다.

    북한군 각 부대 참모들은 매일 지휘관에게 “방역을 실시했다”고 보고하지만, 실제로는 소독제도 없고 장비도 없어 시늉만 한다. 식기도 소독하지 않으며,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막는 데 필수적인 마스크도 공급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런 현실 때문에 부대 내에 우한폐렴 감염이 한 번 발생하면 겉잡을 수 없이 번지게 돼 있다”면서 “그럼에도 당국은 방관한다”고 지적했다.

    함경북도의 군 소식통은 “총사령부에서 우한폐렴 전염을 막기 위해 간부와 병사들의 이동과 출장을 통제하지만, 지금도 바깥에 나가보면 많은 군인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이런 식이면 부대 안으로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