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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 운영 공식 웹사이트, 최소 10곳 국내 접속 가능…'이적표현물' 수두룩

'이적물' 소지, 7년 이하 징역인데…"위대한 수령 김일성" 그림책 통째로 내려받을 수 있어

입력 2020-01-20 14:30 수정 2020-01-20 16:13

▲ 북한의 국립도서관인 인민학습대학당 웹사이트 '남산'의 메인화면. ⓒ전성무 기자

북한이 운영하는 공식 웹사이트는 국가보안법·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국내에서 대부분 차단돼 접속할 수 없다. 차단된 북한 웹사이트에 접속하려면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접속해야 한다. 그러나 20일 오전 본지가 확인한 결과 최소 10곳의 북한 공식 웹사이트에 VPN을 이용하지 않고 국내에서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북한 웹사이트에서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분류되는 서적 등 각종 문서를 아무런 제약 없이 무더기로 내려받을 수 있었다. 이들 문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북한 지도자와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본지 취재 결과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북한전문가 루디거 프랑크 교수가 지난해 5월 북한대사관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북한의 공식 웹사이트 37곳 가운데 총 8곳이 국내에서 VPN 없이 PC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관광' '만물상' 외에 '남산' '김책공업대학' 등 추가로 8곳 뚫려 있었다 

20일 낮 12시 현재 프랑크 교수가 공개한 북한 웹사이트 가운데 조선관광(www.tourismdprk.gov.kp) 만물상(www.manmulsang.com.kp) 남산(www.gpsh.edu.kp) 조선료리(www.cooks.org.kp) 김책공업종합대학(www.kut.edu.kp) 미래(www.mirae.aca.kp) 고려항공 (www.airkoryo.com.kp) 국가해사감독국(www.ma.gov.kp) 등을 국내에서 접속할 수 있었다.

프랑크 교수가 공개한 리스트에는 빠졌지만 북한의 김일성방송대학이 운영하는 '사이버대학'인 '우리민족강당'과, 북한의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가 운영하는 '금강산' 웹사이트도 VPN 없이 국내에서 접속 가능한 상태다. 

'조선관광'은 북한 조선관광총국이 직접 운영하는 관광정보 사이트다. 북한의 주요 관광지, 주제별 관광정보, 축제 및 행사, 입국방법, 국내 교통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만물상은 2015년 2월26일 설립된 북한의 연풍상업정보기술사가 운영하는 북한판 인터넷 쇼핑몰이다.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 등)에 따르면, 북한을 찬양하는 등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칠 위험이 있는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거나 유포·유통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 제1항은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 같은 법 제44조 7 제3항은 해당 정보가 국가보안법 위반 정보라고 판단될 경우 중앙행정기관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에 차단을 신청하도록 했다. 이후 방통위가 통신사업자에게 차단을 요청하면 통신사가 해당 웹사이트 접속을 차단한다. 이 때문에 북한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는 관련법상 원칙적으로 접속 차단 대상이다.

▲ 북한의 금성청년출판사가 2019년 발간한 '림강현 외차구전투' 서적 59p.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남산'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전성무 기자

北 국립도서관격 인민학습대학당, 김일성 일가 찬양 문서와 서적 수두룩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국내에서 접속 가능한 북한 웹사이트를 통해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분류될 수 있는 각종 서적과 문서를 아무런 제약 없이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으로 북한의 국립도서관인 인민학습대학당 웹사이트인 '남산'에서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과 사회주의사상을 찬양·고무하는 다량의 자료를 디지털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었다. 북한의 인민대학습당은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 도서관으로 꼽히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산' 웹사이트에서는 북한의 금성청년출판사가 2019년 발간한 서적인 <림강현 외차구전투> 전문을 PDF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었다. <림강현 외차구전투>는 일제강점기 김일성과 함께 항일투쟁을 벌여 '혁명1세대'로 통하는 황순희와 박성철의 회상기를 그림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이 특수자료실에 소장하며, 일반인은 열람할 수 없도록 '신청제한'도서로 분류했다.

책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전략적 계획에 의하여 우리 부대는 1938년 봄부터 집안·통화 등지에서 활동하다가 1938년 10월에는 림강에 있는 부대들과 련합하여 대부대로써 발악적으로 날뛰는 적의 후방을 교란하며 더욱 큰 타격을 주기 위하여 다시 림강밀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위대한 수령님의 명령대로 도처에서 수많은 적들을 격파분쇄하고 다시 그이께서 계시는 주력부대를 찾아가게 되였으니 그 기쁨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었다"는 등 김일성을 찬양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김일성 등과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황순희는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적 인물로, 지난 17일 10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6·25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류경수 전 인민군 105탱크사단장의 아내다. 인민군 사단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박성철은 노동당 부수상, 외무상 등 북한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8년 10월 사망했다.

▲ '남산' 웹사이트에 올라온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이라는 체제 홍보물. 주체사상의 본질과 구성체계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또 '남산' 웹사이트에 올라온 자료 가운데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이라는 체제 홍보물에는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대중이며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도 인민대중에게 있다는 사상"이라며 주체사상의 본질과 구성체계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안보 구멍났는데…정부 부처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

북한 공식 웹사이트가 무더기로 뚫리면서 '이적표현물'들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올 위기상황에서 유관 정부 부처는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통일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 웹사이트 문제는 국가보안법을 취급하는 국가정보원·경찰청과 차단 여부를 심의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관련 입장이 따로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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