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소미아, 한국이 끝낼 가능성"… 美 "큰 우려" 필요성 재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22일 자정 종료를 앞두고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침묵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문제는 별개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이날 일본 언론은 한일 양국이 물밑접촉을 통해 해법을 모색 중이지만, 지소미아가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막판까지 한일 양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NHK는 22일 "한일 정부가 협정 종료를 피하기 위해 수면하에서 외교당국 간 협의를 하며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당국 간 협의를 통해 한국 측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취소할 것을 반복해서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한국 측이 종료 결정을 연기하거나 동결하는 변화를 보일지 최후까지 지켜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요미우리신문도 한일 정부가 21일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협의했다며, 양국 당국이 지소미아 종료 회피를 위한 타개책을 계속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총리·관방장관·외무상·방위상으로 구성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4인 각료회의'를 열고 지소미아 관련 문제를 논의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한일관계와 북한 정세가 의제였다며 "참석자들이 지소미아와 수출규제 강화 조치는 별개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양국이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지만, 양국 협의를 거쳐 한국이 협정 종료 결정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도쿄신문은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가 "관계국과 긴밀한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수출규제 강화 철회를 일본 측에 요구했다면서, "일본 측의 양보가 없으면 이대로 협정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마이니치신문도 "한일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지소미아가 종료할 가능성이 거졌다"며 "한국 정부가 8월 협정 종료를 선언했음에도 종료에 대한 최종 견해 표명을 늦추는 것은 미국을 배려하는 한편 일본 측이 양보하지 않아 협정이 종료됐다고 주장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소미아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은 한일 양국이 리더십을 발휘해 지소미아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지소미아의 유지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아시아 순방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일 간 마찰과 긴장은 분명히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라며 "나는 (한일 간) 역사적 이슈들을 이해하며 이(지소미아 갈등)를 유발한 최근의 항목들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는 평양과 베이징과 관련한 더욱 큰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전진해 나가야 하며, 이는 (한일) 양국 모두의 리더십을 요구한다. 그리고 미국, 이 경우에 나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종료 직후 열린 양국 국방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지소미아 유지를 거듭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소미아 만료나 한일관계의 계속된 갈등으로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스퍼 장관은 한국이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1개 여단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나는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 24∼48시간 전에 이야기를 나눴다는 것을 여러분에 확언할 수 있다. 그는 그것에 대해 제기하지 않았다. 나는 그 보도가 뭔지 모른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