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아니라 문재인 때문에 정치… 군대 만큼은 제 몫 해야" 한국당 입당, 출마 선언
  •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정치권 진출 욕구를 가감 없이 내비쳤다. “대한민국 군대를 민병대 수준으로 만든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현실정치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자유한국당 입당과 총선 출마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박 전 대장은 4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3층 사이프러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 때문에 현실정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현역 장교들에게서 여러 경로를 통해 메시지를 받았다. 장교들이 ‘우리나라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하소연한다”며 “현역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 내게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개 숙인 현역 장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어 정치일선에 나서기로 했다”며 “다른 기관은 몰라도 군대 만큼은 제자리에서 제 몫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현재 (문 정부는) 안보를 희생해 평화를 구걸한다.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당이 나를 필요로 하면 물 불 가리지 않고 최선 다할 것” 

    그는 최근 한국당 1차 인재 영입 명단에서 보류된 데 대해서는 “당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내가 뭐 어떻게 하겠나”라면서도 “당이 나를 필요로 해서 쓰겠다면 물 불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박 대장은 “최고위원들이 (내 영입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그래서 황교안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에 포함 안 돼도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당에서 받아준다면 내년 총선에서 충남 천안을 출마 의지가 분명하냐’는 질문에 “맞다”면서 “나는 비례대표 생각이 절대 없다. 어디든 험지에 가서 1석이라도 더 차지해 한국당에 도움이 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안은 박 전 대장의 고향이다. 

    공관병 갑질? “표현 자체가 부적절… 불순세력의 작품”

    특히 그는 공관병 갑질 의혹을 해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030 청년세대와 한국당 최고위원들이 박 전 대장 입당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장은 “지휘관의 지시가 ‘갑질’이라면 그건 지휘체계를 문란시키는 것”이라며 “적폐청산의 미명 하에 군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불순세력의 작품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공관병 갑질 의혹 자체도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에 나왔던 ‘냉장고를 절도했다’ ‘공관병에게 전자발찌를 채운 뒤 인신을 구속했다’ ‘내가 아내를 여단장으로 대우하라고 했다’는 의혹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 정부는 4성 장군을 포승줄에 묶어 적폐청산의 상징으로 활용하려 했다. 공관병 갑질 조사에서 혐의가 안 나오면 멈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감 따고 골프공 줍게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건 공관병이 원래 하는 일의 하나”라고 말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 삼청교육대 보내야”

    박 전 대장은 이날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하는 사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2017년 7월 박 전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시민단체다. 

    박 전 대장은 “군인권센터가 병사들을 통해 사령관을 모함하는 건 군 위계질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산당이 유치원부터 자녀를 교육시켜 ‘너희 아버지가 김일성 욕하면 신고하라’는 식으로 인륜을 파기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임 소장은 삼청교육대 교육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시대착오적 표현"’이라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