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서신' 김영환 씨 日 언론 인터뷰…"젊을 때 지지하던 상대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
  • ▲ 주사파 대부에서 북한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한 김영환씨. ⓒ뉴시스
    ▲ 주사파 대부에서 북한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한 김영환씨. ⓒ뉴시스
    '강철서신'의 저자로 1980년대 주사파의 대부로 불리다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변신한 김영환씨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에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NL(민족해방전선)계열 운동권 출신들이 많아 북한 비판에 소극적인 심리가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김씨의 이런 분석은 20일 마이니치신문 사와다 카츠미 외신 부장과 '문재인 정권에 포진한 주사파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권에 NL출신이 많은 것이 어떤 정책적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그는 NL출신들이 북한 비판을 주저하는 것에 대해 "젊었을 때 강한 지지를 했던 상대를 전부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와다 카츠미 부장이 '한국에서 자신을 주사파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NL이었다"라며 "주사파는 공안 당국과 언론이 붙인 이름으로 NL내에서도 비전 주사파는 있었지만 극히 소수라 기본적으로 NL과 주사파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북한 실상 제대로 알지 못해"

    사와다 카츠미 부장은 1989년 당시 자신의 서울 유학시절을 회고하며 "당시에 김일성 독재 체제를 정당화하는 이론인 주체 사상을 왜 동경했던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씨는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당시는 정보 통제가 엄해 순수하게 이론으로 주체사상이 좋은 것이라고 상각했다"고 답했다.

    마이니치는 "문재인 정권의 주축은 1980년대 학생운동 지도자 역할을 했던 김영환씨의 동료들인 86세대에 의해 차지 됐다"며 "문 대통령은 주사파와 세대는 다르지만 주변에는 주사파 출신들이 권세를 휘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이런 성향 때문에 보수당으로 부터 '주사파 정권'이라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은 '평화 공존'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지만 따지고 보면 '상생'이란 통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했다.

    "文정부, 보수 진영으로부터 '주사파 정권' 공격당해"

    보수 진영에서 '문재인 정권이 북한에 조종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는 질문에 김씨는"(북한을 지지하는)지하 정당이 제대로 존재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라며 "(지금은)그런 시대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씨는 서울대 법대 재학시절 북한 단파 방송을 그대로 베껴 쓴 '강철서신'을 유포하면서 '주사파 대부'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년간 수감됐던 그는 출소 후 91년 밀입북해 김일성을 두차례 만나고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북한의 현실에 실망한 뒤 "북한 정권은 남북한 민중 모두의 적이며 이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며 북한 민주화 운동가로 전향했다. 2012년 중국에서 북한 민주화 활동을 하던 중 중국 당국에 적발돼 장기 구금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