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외교부 6일 "모멘텀 유지 기대"… 한국당 "진전 없는 핵폐기 ‘노딜’이 명답" 비판
  •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국 결렬됐다고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발표했다. ⓒ뉴시스.  일본 NHK 보도 장면 갈무리
    ▲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국 결렬됐다고 북측 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저녁 발표했다. ⓒ뉴시스. 일본 NHK 보도 장면 갈무리
    지난 2월 미북 정상의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약 8개월 만에 열린 스톡홀룸 실무협상도 ‘노딜’로 끝난 가운데, 청와대‧정부는 “북측 신임 대표단과 협상이 시작된 점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이 지난 3년 간 대북정책의 성패를 이제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6일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열린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실무협상의 실질적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점이 중요하다”며 “이를 계기로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복수의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북미 대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하노이 이후 8개월만의 실무협상도 결렬… 한국당 “안보대전환 시급”

    외교부도 마찬가지의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북미 간 실무협상으로 당장의 실질적인 진전은 없었지만, 북측 신임 대표단과의 협상이 시작된 것을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화의 모멘텀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 협상팀 간에는 금번 협상 전후로 시차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한미 간 준비해 온 계획대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반면 한국당은 잇단 미북 협상 결렬에 “비핵화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였다”며 우려의 시각을 내놨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정권 들어 지난해 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 싱가포르 합의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언과 합의가 있었다”면서 “말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대화의 시간동안 북한의 핵폐기는 진전되지 않았고 오히려 핵능력이 고도화된 정확히 포착됐다. 미사일 무력도발은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또 “중재자·촉진자를 자처한 (문 정부의) 행보는 미국과 북한의 회담장에서 대한민국을 스스로 들러리로 만들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단거리미사일을 두고 대한민국의 이해와 미국의 이해가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그러는 동안에 김정은의 몸값만 올리는 자충수를 두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지난 3년 간 대북정책의 성패를 이제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안보대전환이 시급하다. 실패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충고했다.

    ‘스톡홀룸 노딜’… 비핵화 협상 무산 우려

    미북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룸에서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가졌지만 2시간30분가량의 대화 후 결렬됐다.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약 8개월 만에 열린 자리였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것이다. 특히 양국은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 탓으로 돌리며 갈등이 격화돼 비핵화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측 협상 대표였던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북한대사관 앞에서 “협상은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되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의욕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특히 ‘핵실험과 ICBM 발사시험 중지를 연말까지 유지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적으로 미국 입장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핵실험과 ICBM 발사시험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며 미국과 대결 국면을 예고한 것이다.

    北 "美 빈손으로 나와"…  美 "창의적 아이디어 가져갔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협상 테이블에) 가져갔으며 북한 측 카운터파트들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김 대사의 입장 발표 후 약 5시간이 지나 내놓은 성명문을 통해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다”는 김명길 대사의 주장을 전면 반박한 것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 대표단이 앞서 발표한 논평은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논의가 이뤄지는 동안 미국 대표단은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있었던 일들에 대해 검토했으며 북·미 양측의 많은 관심 사안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집중적인 관여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 국무부는 “한 차례의 만남으로 북·미 간 문제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협상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