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앞두고 말 맞추기 시도… 의문의 업체 '익성' 숨기려 한 이유에 수사력 집중
  • ▲ 조국 법무부 장관ⓒ박성원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박성원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지난달(8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투자업체 대표와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조모 씨와 사모펀드 투자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모 씨 간의 통화 음성파일과 녹취록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최 대표는 자신과 조씨가 지난달 25일 통화한 내용이라며 검찰에 이 녹취록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자금 흐름 덮으려는 협의 등 담겨

    녹취록에서 조씨는 최씨에게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다. 정말 조 후보자가 같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그러고는 "조 후보자 측은 어떻게 얘길 할 거냐면, '내가 그 업체(웰스씨앤티)에서 돈을 썼는지, 빌렸는지, 대여했는지 어떻게 아냐, 모른다'(라고 말할 것)"라고 말했다. 또 "(최 대표는) '내 통장 확인해봐라. 여기 들어온 게 조국이든 정경심이든 누구든 간에 가족 관계자한테 입금되거나 돈이 들어온 게 있는지 없는지 그거만 팩트를 봐달라'(고 하면 된다)"고 부탁했다.

    조씨는 또  "IFM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배터리 육성정책과 맞물려 들어간다"며 “IFM에 연결이 되기 시작하면 WFM, 코링크 전부 난리가 난다. 이렇게 되면 이게 전부 다 이해충돌 문제가 생긴다”고 최씨를 회유했다. 최 대표는 “우리가 같은 식구이고, 조국을 키우자는 뜻에서 하는 건데 말이 꼬인다”고 말했다.

    IFM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가 투자한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의 자회사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개발한다. 익성은 코링크PE 설립 당시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진 현대·기아차 협력업체다. 코링크PE의 2차전지 사업 본체인 WFM은 당초 영어교재 업체였지만, 코링크 투자가 시작되면서 주요 사업을 2차전지 분야로 변경했다. 

    웰스씨앤티 투자금 7억3000만원 소명 논의도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2017년 10월 코링크가 WFM 지분을 인수한 이후 수개월에 걸쳐 WFM으로부터 고문료 명목으로 총 1400만원을 받았다. 이 돈에 대해 정 교수는 "대학에서 겸직 허가를 얻어 받은 영어사업 관련 자문료"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조씨가 익성을 숨기려 하고, 조 장관의 낙마를 우려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최 대표에게 “건설 시행을 할 수 없을까 해서 건설업체에 빌려줬다고 해라. 대여는 범죄가 아니지 않으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건설하는 사람한테 그냥 7억3000만원을 빌려줬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또 “내가 알지도 못하는 조국 선생 때문에 왜 이 낭패를 당해야 하느냐”며 “조 대표(조씨)와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 작업을 하는 건데, 명분이 없어 나는 더 망가진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경심, 통화 녹취록 공개에 강력 반발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에 “최근 코링크PE 관련 사건 관계자들의 대화 녹취록이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먼저 이 녹취록이 어떻게 언론에 들어갔는지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 교수는 “내용의 진위와 맥락이 전혀 점검되지 않은 녹취록으로 인해 저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에 대하여 강력한 항의를 표명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