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휴양지 '저도' 개방 앞두고 국민과 '산책'… 朴 전 대통령 '저도의 추억' 언급
  • ▲ 30일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탐방단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30일 경상남도 거제시 저도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탐방단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경상남도 거제시에 위치한 '저도(豬島)’를 방문해 2017년 대선공약이었던 '저도 개방 및 반환'을 이르면 오는 9월 이행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도에 도착해 100명의 탐방단에 인사말을 통해 "저도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2017년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빠르면 올해 9월부터 국민에게 개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개방이 거제시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하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저도 일대 바다는 옛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께서 첫 번째 승리를 거둔 옥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라며 “제가 휴가를 보내면서 보니 정말 아름다운 곳이고 특별한 곳이었다. 이런 곳을 대통령 혼자 지낼 게 아니라 대통령과 국민들과 함께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박근혜 언급한 文… “‘저도의 추억’ 보셨을 것”

    문 대통령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저도의 추억’, 이렇게 해서 방영한 것을 아마 보셨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탐방단과 함께 둘레길을 산책한 문 대통령은 1973년까지 저도의 마지막 주민이었던 윤연순 여사 및 가족과 기념식수로 후박나무를 심었다.

    저도는 육지에서 약 1.5km 떨어진 약 43만여㎡의 섬이다. 신공항 입지로 거론되는 부산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중간에 위치한다. 누운 돼지 모양을 닮아 '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해송·동백나무·팽나무 등 울창한 수림으로 뒤덮인 풍광과 함께 약 200m에 이르는 인공 백사장이 있다. 

    저도는 역대 대통령들이 여름휴가 때 자주 찾았던 휴양시설인 청해대(靑海臺)와 군 휴양시설이 있어 그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거가대교 위 도로에서 섬으로 이어지는 출구가 없어 배를 타고 왕래해야 했다.
  •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지 '저도'를 방문하고 있다. ⓒ뉴시스
    박정희 대통령, 바다의 청와대 의미로 '청해대' 명명

    저도는 1954년 이승만 대통령이 여름휴가지로 사용했고,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휴양시설을 '바다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해대로 명명했다. 이후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대통령 별장 지정이 해제되면서 섬은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로 환원됐으나 2008년 대통령 별장으로 다시 지정됐다. 2013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도 첫 여름휴가지로 이곳을 찾은 바 있다. 현재 저도의 소유권은 국방부에 있고, 관리는 해군이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변광용 거제시장,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거제), 이수열 해군 진해기지사령관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주영훈 경호처장과 박상훈 의전비서관,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김우영 자치발전비서관과 고민정 대변인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당시 "대통령 특권을 국민께 반납한다"며 저도 개방 및 반환으로 지역 어민의 생업권, 생활편의 도모를 약속한 바 있다.

    거제시와 행정안전부·국방부가 참여한 '저도상생협의체'는 지난 5월 회의를 열고 9월부터 1년간 저도를 시범개방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합의안에 따르면 시범개방 기간 매주 5일(화·수·금·토·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고, 매일 관광객 600명만을 대상으로 여객선을 2차례 운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