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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간판 내년에 내려지나?

입력 2019-05-01 02:21 | 수정 2019-05-01 02:21

국제 왕따 된 남-북 '폐쇄적 민족주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어떤 관점에서 보면 지금 공통의 처지를 경험하고 있다.
두 사람 다 국제정치, 강대국 정치라는 넓은 테두리에서 ‘경시(輕視)’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운전자를 자임하고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가는 곳마다 퇴짜를 맞았다. 가장 최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부동반 식사자리를 마련하고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면담할 시간을 단 2분으로 줄여 버렸다. 아예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막아버린 것이다.

 김정은도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빅딜원칙으로 뒤통수를 되게 얻어맞고 빈손으로 귀국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났을 때도 뭔가를 바랬을 김정은에게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핵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러시아는 미국과 생각이 같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 분명한 사실을 한국 매체들은 분명하게 전하질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왜 이렇게 국제정치 판에서 공통의 수모와 따돌림과 제침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한 마디로 문재인 대통령의 남한도 김정은의 북한도 조선조 당시의 쇄국주의—폐쇄주의-종족적 자족(自足)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국제사회-국제정치-국제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 도달해 있지 못해 있는 까닭이다.

 1948년의 대한민국 건국 완성 이래 이승만 초대 대통령과 그 세대는 대륙-주자학-폐쇄를 벗어나 해양문명-근대 국제사회-세계시장 속 한국-한국인상(像)을 만들려고 부심했다. 그리고 이 문명개화 노력은 반세기만에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오늘의 시점에서 이 진취적 노력은 정반대의 시대착오적 반동에 직면해 역사가 뒷걸음 치고 있다. 한반도 남과 북에서 동시에 출현한 ‘종족적 민족주의’ 혁명이 그 원인이다.

 북한의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친 백두혈통 사교(邪敎) 체제가 가장 원시적인 쇄국주의 밀교(密敎) 종단(宗團)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남한을 석권한 586 NL(민족해방) 운동권 역시 서구문명, ‘팍스 아메리카나’ 근대문명, 세계시장, 첨단기술 문명에 대해선 그만 못지않게 생래적 혐오감을 가진 수구적 밀교 종단이다. 이들은 고루한 조선조 주자학 집단처럼 서양을 남만(南蠻,남쪽 오랑캐) 쯤으로 치부하고 혐오한다. 그렇다고 그 오랑캐를 이길 만한 실력은 고사하고 개뿔도 있는 게 아니다.

 김정은은 핵무기와 탄도탄과 생화학 무기를 거머쥐면 미국 오랑캐가 두 손 들고 찾아와 ‘잘해봅시다“ 할 줄 알았다. 하노이 가는 기차 속에서 그는 아마 그런 상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웬걸, 미국은 더 쎈 셈법으로 김정은의 정수리에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정도의 엄청나게 쎈 꿀밤을 먹였다. 아이쿠, 죽겠네, 이게 미국이었나?

 문재인 대통령도 문정인도 정세현도 이종석도 임종석도 조국도 이해찬도 이번에 국제사회의 중압이 얼마나 자신들의 ’종족적 민족주의‘ 자주 운운 따위로는 도저히 어쩌지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은 알았을 법도 한데 그들의 옹고집은 이런 냉엄한 현실적 경험을 통해서도 좀처럼 가셔지지 않는다. 그게 그들의 불행이자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더군다나 남과 북의 ’종족적 민족주의‘ 밀교집단에는 한 가지 믿는 구석이 있다. 미국 러시아 기타 국제사회가 아무리 우호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남조선 혁명‘ ’한국 변혁‘에서만은 그들이 단단한 인프라를 쌓고 있다고 자부하는 게 그것이다. ”너희 외세가 아무리 잘난 체 해도 남한 변혁운동에서만은 우리의 뿌리가 깊다“는 자부심인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국제사회에서 잃은 것을 남한 광화문 광장에서, 국회에서, 사법부에서, 공수처에서, 파업현장에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서 100%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남한의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은 이번의 패스트 트랙 소동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소동을 통해 입법부를 제압하고 그 여세를 몰아 내년총선 이후에 민중민주주의 헌법 개정으로 질주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수호세력이 싸움을 충분히 잘 하지 못할 경우 대한민국의 간판이 내려지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인간의 기준에서 그럴지라도 하늘의 뜻만은 그렇지 않기를 빌어볼 따름이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9/4/27
류그ㅜㄴ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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