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북녘 비핵화’는 꿩 구워 먹은 소식‘톱다운(top-down)사기(詐欺)’만 계속될 건가
  • ▲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 그 다리에서 바이얼린 연주...
    ▲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 그 다리에서 바이얼린 연주...
    李 竹 / 時事論評家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약속을 했다.
    1년 내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내에 비핵화를 끝낸다는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는 논란이 많았지만, 이는 김정은으로부터 나온 것...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1년 안에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양키나라 하얀집의 코털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리고...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합니다...” 
      남녘에서는 지난해 9월 ‘국제연합’ 총회에 참석하여 이런 호소(?)를 하셨다. 이어서...

      “김정은 위원장은 [그가 말한 비핵화가]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전혀 차이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올해 벽두에 신년기자회견에서 거듭 강조하셨다. 그런데...

      북녘의 세습독재자는 엊그제 ‘최고인민회의 제 14기 1차 회의’라는 데서 그 무슨 시정연설(施政演說)을 짖어댔단다. 

      “최근 우리 핵 무장력의 급속한 발전 현실 앞에서 저들의 본토 안전에 두려움을 느낀 미국은 회담장에 나와서 한편으로는 관계개선과 평화의 보따리를 만지작거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제재에 필사적으로 매여달리면서... 장기간의 핵위협을 핵으로 종식시킨 것처럼 적대세력들의 제재돌풍은 자립·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핵무기를 포기할 마음이 터럭만큼도 없단다.

      2018년 4월 27일로부터 1년하고 며칠이 지났다.
      위의 이런저런 말들을 종합·비교해보면, 분명 누군가는 사기(詐欺)를 쳐 왔지 싶다. 

      ① 양키나라 코털 보좌관은 ‘북녘의 1년 내 비핵화 완료 약속’이란 걸 전해듣지도 않았으면서 지어내서 언론에 발표했다?
      ② 북녘이 결코 ‘1년 내 비핵화’ 약속을 하지 않았음에도, 남녘은 무슨 목적인지 알 수는 없지만 거짓으로 또는 부풀려서 양키나라에 전했다? 
      ③ 북녘은 애시 당초에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또는 약속 비슷하게 했지만, 원래 뻥이었다?

      어떤 게 정답인지는 헷갈리지만, 아무튼 이 ‘사기’의 대상 1순위는 모르긴 몰라도 이 나라의 ‘국민’(國民)과 ‘백성’(百姓)들일 것이다. 물론 ‘국민’(國民)들이야 본질을 너무도 잘 알아왔으니, 지금쯤에서 ‘속았다’기 보다는 ‘분노한다’가 맞겠지만...

      그 누군가는 지난해 ‘4·27 판문점회담’을 ‘사기칠 연극[또는 쑈]’라고 했다던가... 그리고 1주년을 맞았다. 
      그렇다. 지난 일 년 간 멋진 생쑈들이 이어졌다. ‘5·26’ 다시 판문점, ‘9·19’ 평양, 그리고 ‘6·12’ 싱가포르, 그리고 올해 들어 ‘2·11’ 하노이까지... 숫자 말고는 달라진 게 뭔가? 분노한 ‘국민’들은 묻는다.

      “북녘의 ‘비핵화’(非核化)-직설적으로 ‘핵무기 포기’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대화와 협상이란 거창한 ‘생쑈’를 한 건가, 아니면 ‘생쑈’를 펼치기 위해 ‘비핵화’는 그저 갖다 붙인 것인가?” 그러면서 쓴 웃음을 짓는다. 
      “톱다운(top-down)방식이라고? 그냥 ‘톱다운(top-down)사기(詐欺)’라고 해야 맞는 거 아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 4월 27일에는 판문점에서 자화자찬(自畵自讚)의 외롭지만 화려한(?) 1주년 기념 파티가 열렸다. 북녘 세습독재자의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운운 모욕과 그 나팔수들의 조공(朝貢)을 촉구하는 비난·훈계(訓戒)마저 감수한 채. 그 자리에 직접 참석하시기는 좀 거시기 했는지, 대신에 영상(映像) 메시지를 보내셨단다. 

      “... 판문점 선언이 햇수를 거듭할수록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평화, 함께 잘 사는 한반도를 만날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명을 다하신 분들을 기억하며,
          도보다리의 산새들에게도 안부를 물어봅니다...”
      
      안부를 전해들은 그 산새들이 뭐라 했을까? 지저귐으로 대신했겠지만, 혹시 그 속에는 이런 비웃음과 걱정이 들어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 새[鳥]들이야 뭐... 남북 간에 긴장이 없을 테니 걱정 없지요. 말이든 쌈질이든 도발(挑發)에 대꾸나 맞대응이 있어야 긴장이 높아지지만, 북녘에서 무슨 막말을 또는 짓거리를 해도 남녘의 군대가 ‘꿀 먹은 벙어리’ 아니 ‘X씹은 머저리 꼴을 하고 있으니... 허긴 그것도 평화의 한 방법이 되겠지요.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殺人)도 면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나저나 남녘 ‘국민’들과 ‘백성’들이 걱정이네요. 평화라지만, 핵무기를 머리 위에 얹고 사는 평화가 오죽하겠어요. 손아귀에 핵무기를 틀어쥔 강도와 함께하는 평화롭게 살아가려면 비용도 여간 들어가지 않을 테고... 그냥 무릎 꿇고 산다? 뭐 이런 건 아닌가요?”

      그 요란한 산새 울음에 벌써 봄날은 가기 시작하나보다.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약속에 봄날은 가안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