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또 불참…손학규는 '버티기'

4·3 보선 패배의 책임을 들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한 바른미래당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의 회의 보이콧이 계속됐다. 이들은 지난 8일 최고위회의에 이어 10일 열린 최고위회의에도 불참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사과의 말부터 꺼냈다. 손 대표는 "오늘도 국민과 당원께 송구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나오지 않으셨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손 대표는 "제 부족함과 불찰로 최고위원들과 당원들께 불편을 끼치고 불편한 마음을 안겨 죄송스럽다"며 "앞으로 서로 감정을 낮추고 서로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세 분 최고위원을 만나 깊은 얘기를 나누겠다"고 부연했다.

지난 8일 최고위회의에는 당 지도부 7명 중 손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만 참석했다. 이날 최고위회의에는 의도적으로 불참한 3명의 최고위원 외에 권은희(광주 광산을, 권은희 최고위원과 동명이인) 정책위 의장과 김수민 최고위원은 참석했다. 

자유한국당과 통합설에 대해 손 대표는 "그간 여러 말들이 많았고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한국당으로 가는 게 아닌가, 통합하려는 게 아닌가'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왔는데, 당의 대표로서 더 이상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유승민 전 대표가 연세대 강연에서 "변화와 혁신의 의지가 없는 자유한국당으로 가지 않겠다"는 발언에 대해 손 대표는 "시의적절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유 전 대표는 우리 당의 큰 자산으로, 한국정치의 지도자답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8일 손 대표는 "내가 당대표 그만두면 누가 할 거냐"며 지도부 중심의 화합을 강조, 거취 논란을 일축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은 계속됐다. 하태경·이준석 최고위원은 연일 '지도부 총사퇴'를 외치며 손 대표를 압박한다.

하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모습으론 내년 총선 승리는 고사하고 당의 존립도 위태롭다"며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변화를 강제해야 한다"고 쥬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대표가 '내가 아니면 대표를 누가 하느냐'라는 말을 하는 순간 '저 당은 당대표 할 만한 사람도 충분치 않은 당'이라는 이미지를 줬다"며 "그것은 당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날선 공방이 급박하게 이어지자 당 관계자들은 불안감을 표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쪽에선 '물러나라'고 하고, 한쪽에선 '버틴다'고 하는 게 해법은 아닌 것 같다"며 "본질적으로 지도부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하는데, 극단적인 방향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