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 금지 대북제재결의는 이미 나와 있어… 위성이어도 부품·기술조달 문제돼
  • ▲ 美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시설. 철도와 대형 화물차, 크레인 등이 보인다. ⓒ美공영방송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디지털 글로브가 촬영한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시설. 철도와 대형 화물차, 크레인 등이 보인다. ⓒ美공영방송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미국 언론이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우주 로켓 또는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미국 공영방송 NPR의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 이후 CNN 등도 비슷한 보도를 했다.

    NPR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생산기지에서 만든 물체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으로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에 미사일 또는 우주 로켓을 발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PR는 미국의 상업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평양 인근 산음동을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후 “2월 22일 산음동 시설 가까운 곳에 대형 트럭이 주차돼 있고, 인근 철도 옆에는 2대의 크레인이 설치돼 있다”면서 “산음동 시설은 북한이 보유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우주 로켓 조립시설”이라고 지적했다.

    NPR에 따르면, 몬테레이대 미들버리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계획 국장은 평양 산음동 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본 뒤 “주변의 모든 상황을 함께 살펴보면 이는 북한이 로켓 또는 미사일을 조립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이 산음동 시설에서 조립한 로켓 또는 미사일을 서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으로 운반 중인 것 같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 ▲ 평양 산음동 미사일 시설의 조립공장 추정 건물. 이곳에서 뭔가가 조립돼 이동했다. ⓒ美공영방송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 평양 산음동 미사일 시설의 조립공장 추정 건물. 이곳에서 뭔가가 조립돼 이동했다. ⓒ美공영방송 NPR 관련보도 화면캡쳐.
    CNN은 이어 ‘디지털 글로브’가 산음동 시설을 촬영한 시점이 2월 22일이었다며 “북한은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열기 전부터 우주로켓 또는 미사일 발사를 준비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미 국무부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우주개발 금지하는 대북제재결의는 이미 나와

    한국과 미국 일부 언론은 “북한이 우주로켓을 발사해 ‘진짜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린 것이 확인될 경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유엔 안보리 등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것이지 ‘유엔 우주협약’을 준수한 우주개발까지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북한의 우주개발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는 이미 나와 있다. 2016년 2월 7일 북한이 서해 동창리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유엔 안보리는 같은 해 3월 3일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통과시켰다. 이때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NADA)’이 제재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당시 유엔 안보리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가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 증강을 막고, 유·무형의 모든 관련 기술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 탄도미사일 개발의 핵심기관인 국가우주개발국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조만간 ‘진짜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면, 여기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누가 제공했는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유엔 회원국과 달리 중국이나 한국 일각에서는 “유엔 우주헌장에 따라 북한의 평화적 우주개발은 허용해 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국제사회와 한국사회 안에서의 의견 대립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