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인터뷰 “일상적인 보수 활동… 미국이 빌미 안주면 태도 못뒤집어”
  • ▲ 태영호 전 공사는
    ▲ 태영호 전 공사는 "동창리 시험장을 복구해도 미사일 발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을 재건한다고 해도 미사일은 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최근 동창리 미사일시험장과 평양 선음동 미사일생산기지에서 분주한 활동을 보이는 것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는 아닌 것 같다”며 “기존에 진행해온 정상적 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동창리) 엔진시험발사장을 북한이 완전히 폐쇄한 것도 아니고, 그곳도 하나의 기업단위, 사업단위”라며 “그곳을 폐쇄하기 전까지는 평범하게 지붕 수리도 할 수 있고, 거기서 일하는 기업소를 없애지 않을 것이라면 조직단위로 평소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을 ‘서해위성발사장’이라고 부르며, 평화적 시설로 취급한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이 곧 동창리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동창리 미사일시험장과 선음동 미사일생산기지에서의 움직임을 두고 한국 등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고 보도가 나오지만 자신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또 북한 선전매체들이 “미북 정상이 심도 있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계속 보도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무런 빌미도 주지 않는데 갑자기 태도를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북한, 우주발사체 기지 주장할 수도”

    그는 “(미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대화 흐름을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최고존엄이 망신을 당했기 때문에 한동안 강경하게 나갈 것이냐를 정하는 데까지 못해도 한 달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동창리에서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 ▲ 북한 당국이 동창리 시험장에서 탄도미사일용 로켓 엔진을 시험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당국이 동창리 시험장에서 탄도미사일용 로켓 엔진을 시험하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와 관련해 이춘근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동창리 시험장에서의 움직임은 2차 미북정상회담 이전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북한이 미사일과 우주 로켓을 분리해 미사일 관련 기술을 계속 보전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원자력 쪽에서 경수로처럼 평화적 목적의 원자력 관련 시설은 남기겠다고 이야기하듯 동창리 시설 또한 인공위성 발사를 위한, 평화적 목적의 우주발사체 기지로 보유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동창리 시험장을 우주발사체 기지라고 주장한다면 사실 이를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김정은은 지난해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동창리 미사일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가 전문가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북한의 동창리 시험장 복구 움직임이 2차 미북정상회담 전부터 시작됐다는 지적도 있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