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부정하는 中 생태환경부장 말에 조명래 장관 "양측 과학자들이 협력해야" 동문서답
  • 2주 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 회담에서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장관)이 "미세먼지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한국 언론이 문제"라고 지적하자 면전에 있던 조명래(사진) 환경부 장관이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9일 <조선일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리간제(李干杰) 중국 생태환경부 부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조명래 장관에게 '중국발 미세 먼지를 과대하게 보도하는 한국의 언론 보도가 문제'라며 사실상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 자리에 배석했던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리 부장이 조 장관에게 '중국발 미세 먼지는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보도될 필요가 있고,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 미세 먼지가 중국 탓이라고 나오는데 그것은 정확하지 않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말에 조 장관은 "미세 먼지 문제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과학의 문제이므로 양측 과학자들이 협력하자"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당시 한·중 환경장관 회담 내용을 <조선일보> 측에 공개한 김학용 의원은 "미세 먼지 주무 장관이라면 중국 측의 (자기들 책임은 부정하면서 '한국 언론의 미세 먼지 보도 행태'만 부당하게 비판하는) 잘못된 인식에 대해 바로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며 대응했었어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회담 이후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2주 전 중국에서 생태환경부 장관과 회담을 할 때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인을 했다"며 "다만 영향 정도에 대해서만 입장이 달랐다"고 말했으나, 당시 리 부장이 한국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던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