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가 권익위에 제보… 성접대 의혹 담긴 다수 연예인 '단톡방'
  • ▲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해외투자자에게 성접대를 시도했다는 의혹의 발단이 된 '카카오톡 대화방 원본' 등 증거물 일체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공익신고' 형식으로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던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의 마약 및 성폭행, 경찰유착 의혹과 관련된 중간수사를 발표하면서 "카카오톡 원본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거짓으로 드러나자 경찰은 뒤늦게 권익위에 자료협조를 요청했다.

    승리 카톡엔 '성접대 시도' '경찰유착' 의혹 메시지 수만 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4일 오후 "2015년 말 승리와 투자업체 유리홀딩스의 유OO(배우 박한별 남편) 대표 등 일부 지인들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원본을 국민권익위원회가 확보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정식으로 관련자료 협조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SBS funE'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권익위가 '공익신고' 접수를 통해 확보한 카카오톡 자료에는 2015년 12월 승리의 성접대 시도 의혹 등이 담긴 메시지와 함께 여러 연예인들이 참여했던 카카오톡 대화방 메시지 수만 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권익위는 자료 속에서 성접대 의혹뿐 아니라 연예인들이 드나들던 강남의 클럽들과 경찰의 유착 의혹 등 또 다른 정황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료 일체를 권익위에 넘긴 공익신고자는 4일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카카오톡 내용 중에서 경찰과 유착을 의심할 만한 대화와 정황이 대거 포함돼 있어 경찰이 아닌 권익위에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익위 측은 본지와 통화에서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신고자의 신원 추측을 막기 위해 신고접수 여부도 알려드릴 수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일단 공익신고가 접수되면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추가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경에 수사의뢰를 하고,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자체종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승리 성접대 의혹 카톡 원본, 못 봤다"

    이처럼 권익위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원본을 확보했는데도, 버닝썬과 유착 의혹을 받는 경찰은 "원본은 없다"고 발표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4일 서울경찰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달 한 매체가 거론한 승리의 카카오톡 대화방 메시지 원본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언론사 외에도) 관련자들을 접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카카오톡 대화방의 존재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카카오톡 대화가 아예 없었다는 말이냐'는 질문이 쏟아지자 이 관계자는 "원본을 확인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승리의 진술 외에도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다른 관계자의) 진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SBS funE'는 지난달 26일 "2015년 말 승리와 가수 C씨, 또 승리가 설립을 준비 중이던 유리홀딩스 유OO 대표와 직원 김OO 씨 등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승리는 2015년 12월6일 오후 11시38분쯤 채팅방에서 직원 김씨에게 외국인투자자 B씨 일행을 언급하며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잘 주는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지시했다"고 밝혀 승리가 일부 투자자에게 '성접대'까지 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마약 투약·유통 혐의' 버닝썬 직원·고객 10여 명 입건

    한편 클럽 '버닝썬'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 투약·유통 등의 혐의로 클럽 관계자와 일반고객 등 10여 명을 입건했다.

    이날 수사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클럽 직원 한 명(조OO 씨)은 마약 투약 및 소지 협의로 구속했고, 이문호 공동대표를 포함한 10여 명을 단순 투약 및 유통 등의 혐의로 입건한 상태"라며 "이 중 6~7명은 클럽 관계자이고, 나머지 3~4명은 클럽 고객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클럽 내 마약 공급책으로 의심받는 중국인 여성(일명 애나)에 대한 마약류 정밀분석 결과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추가로 조사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밀감정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수사방법상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밝힌 뒤 "고객 중 일부가 대마초를 흡연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일부 혐의사실만 공개했다.

    뇌물수수 혐의 받는 형사, 여전히 근무 중

    또한 '이문호 공동대표에게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마약범죄에 클럽 자체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는 질문엔 "조직적으로 했는지 개별적으로 했는지는 수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해 7월 발생했던)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사건' 재조사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고, 경찰과 클럽 간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많은 진전이 있었다"면서 "전반적인 혐의내용을 확인했고, 나머지 (미진한) 부분은 (클럽 관계자 및 현직 경찰들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수사에 많은 진진이 있었다'는 말과 달리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 경찰들이 여전히 일선에서 근무 중이며, 형사입건된 상태도 아니라고 밝혀 여전히 관련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