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씨 "클럽 문제 해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돈 건네" 진술
  •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입구 앞 모습. ⓒ뉴시스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입구 앞 모습. ⓒ뉴시스
    영업정지 등을 피하기 위해 경찰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해온 클럽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씨가 지난 주말 경찰 소환 조사에서 전직 경찰관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A>는 3일 오후 "클럽 버닝썬과 서울 강남경찰서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그동안 혐의를 부인해 왔던 버닝썬 공동대표가 지난해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클럽 버닝썬과 경찰의 뒷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버닝썬 공동대표 이씨를 강남경찰서 측에 자금을 건넨 인물로 지목하고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씨는 "전직 경찰관 강모씨 측에 돈을 건넨 것은 맞지만 현직 경찰관에게 전달될 줄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씨가 미성년자 클럽 출입 문제에 대해 '잘 알아봐주겠다'고 말해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건넸으나, 현직 경찰관에게 뇌물을 주라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했다.

    전직 경찰관 강씨 "지시 받고 (경찰 측에) 돈 뿌려"

    앞서 강씨는 지난달 경찰 소환 조사에서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측의) 지시를 받고 (경찰 측에) 돈을 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의 전 부하 직원이자 조직폭력배 출신 이모씨도 경찰 소환 조사에서 "강씨의 지시를 받고 공동대표 이씨에게 2000만원을 전달 받은 뒤 이를 6개 금융계좌에 나눠 현직 경찰 측에 배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닝썬과 경찰 사이에서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강씨는 현재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경찰은 강씨가 버닝썬 측의 요청을 받아 현직 경찰에 금품을 전달하는 수법으로 버닝썬의 각종 민원 해결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강씨가 재직 중인 회사는 지난해 7월께 버닝썬에서 화장품 홍보 행사를 열었는데,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강씨와 영업정지를 당할 것을 우려한 클럽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강씨가 버닝썬에서 받은 금품을 강남경찰서 측에 전달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당시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해 고가의 술을 마셨다'는 제보를 접수, 수사에 나섰던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