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기자간담회 "뇌물 혐의 포착"…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제보 묵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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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및 마약 유통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 공동대표 이모(46)씨가 지난해 영업정지를 피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을 통해 강남경찰서 측에 금품을 건넨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문으로 나돌던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이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 ▲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입구 앞 모습. ⓒ뉴시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직 경찰관 강모(44) 씨로부터 '자신이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 측의) 지시를 받고 (경찰 측에) 돈을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강씨를 조사하던 중 '(버닝썬 측의) 지시를 받고 돈을 받고 (경찰 측에) 배포했다'는 진술이 나와 긴급체포했다"며 "혐의를 시인하는 직접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신병 확보 차원에서 곧바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민 청장은 다만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선 "인신구속은 신중해야 하고, 단기간에 기소해야 하는 검찰 입장에서 유의미한 증거를 더 찾아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닝썬과 경찰 사이에서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한 전직 경찰관 강씨는 현재 모 화장품 회사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경찰은 강씨가 버닝썬 측의 요청을 받아 현직 경찰에 금품을 전달하는 수법으로 버닝썬의 각종 민원 해결에 나섰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강씨가 재직 중인 회사는 지난해 7월께 버닝썬에서 화장품 홍보 행사를 열었는데, 행사 당일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자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한 강씨와 영업정지를 당할 것을 우려한 클럽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강씨가 버닝썬에서 받은 금품을 강남경찰서 측에 전달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앞서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해 고가의 술을 마셨다'는 제보를 접수, 수사에 나섰던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증거 부족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최근 클럽 내 폭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버닝썬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재수사 중인 경찰은 뇌물 공여자로 추정되는 버닝썬 공동대표 이OO 씨를 소환 조사하는 한편, 전·현직 경찰관들에 대한 통신 및 계좌기록을 분석·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