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매체 "아이유 소유 부동산 가치 수직 상승" 보도… 소속사 "근거 없다" 펄쩍
  • 지난 7일 한 경제전문 매체(스카이데일리)가 "가수 아이유(사진)가 지난해 2월 매입한 건물·토지 시세가 매매당시보다 23억원 상승했다"며 사실상 '투기성 건물 매입'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비쳤으나 정작 이 지역은 거래량이 많지 않아 정확한 시세차익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매체는 해당 지역에 마땅한 매물이 없어 거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알고서도 "여러 교통 호재가 산적해 있어 지역 부동산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한 부동산 관계자의 말을 빌어 아이유가 부동산으로 상당한 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밀어붙였다.

    "불과 1년 새 46억→69억… 23억원 급등"

    논란이 된 기사는 7일 0시경 보도된 <아이유·허진수·육종택 GTX 열풍 '뜻밖 횡재'>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스카이데일리는 이 기사에서 정부가 GTX 건설을 가속화하면서 수도권 일대 부동산 시장이 크게 들썩이고 있다며 덕분에 기존부터 해당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던 이들은 상당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거론한 수혜자들 중엔 유명가수 아이유도 포함돼 있었다.

    스카이데일리는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노선이 관통하는 지역의 부동산 시세를 파악한 결과 경기도 남양주시, 과천시, 하남시 등에서 집값 상승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특히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소재 토지를 매입한 이들이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육현표 삼성 에스원 사장과 허진수 GS칼텍스·GS에너지 의장, 육종택 호주건설 회장 등이 일대 토지를 매입해 1년 새 약 2억~6억원 가량 매매 시세가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 중 가장 큰 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유명 인사는 아이유였다. 스카이데일리는 "아이유는 2018년 2월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에 46억원을 들여 건물·토지를 매입했는데,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 건물·토지의 시세는 69억원으로 매매당시 보다 23억원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포털사이트에 등재되자 아이유가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혹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가 GTX 과천 노선을 확정한 것은 2018년 12월"이라며 "아이유가 확정노선을 알고 땅을 샀는지 조사해달라"는 청원글까지 올렸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엔 "아이유가 매입한 부동산 부지가 그린벨트였다가 해제됐다"는 괴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투기 목적 아냐… 팔 생각도 없어"

    논란이 커지자 아이유의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유가 해당 건물과 토지를 매입한 이유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 아이유 어머니의 사무실과 아이유의 개인 작업실, 그리고 후배들의 연습실 등으로 활용하려 했던 것"이라며 "'시세 차익이 23억원'이라는 정보도 근거가 없는 얘기 같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시세 차익을 노렸다면 진작에 팔았을 것이나 그럴 목적으로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면서 "해당 지역은 보여드릴 데이터가 없을 정도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소속사 측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인터넷 상에 아이유가 매입한 것으로 떠돌고 있는 부지 사진은 아이유와 전혀 무관한 공간"이라며 "아이유는 작년 초 본가와 10분 거리에 있는 과천시 소재 전원 주택 단지 내 건물을 매입했고, 해당 건물은 본래 상업, 사무 목적으로 완공된 근린 시설 건물"이라고 해명했다.

    특히 "당사는 아티스트와의 상의 끝에 허위사실과 악의적인 유언비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현재 사용 중인 건물의 내부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현재 음악 작업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내부 전경 10장을 업로드했다.

    소속사 측은 "현재 해당 건물에 대한 매매 계획이 없으므로 일각의 투기관련 루머는 명백한 허위사실이고, 최초 보도된 해당 건물의 매각 추정가 역시 일각의 추측일뿐 전혀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고 재차 강조한 뒤 "아티스트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 훼손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말만 듣고 "23억 상승" 보도


    스카이데일리는 GTX 사업으로 관련 지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근거로 국토부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8년 3분기 전국 누계 지가변동률과 일대 토지의 현재 시세를 내세웠다. 하지만 아이유의 경우는 달랐다. 이 매체는 오로지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말만 듣고 "매매당시보다 23억원이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복수도 아닌 일부 관계자의 전망치를 그대로 담아 "아이유도 GTX 수혜자 명단에 포함됐다"는 논리 비약을 전개한 것이다.

    이 매체는 같은 날 <아이유 46억 과천 전원부동산 GTX·신도시 '겹호재'>라는 제목의 추가 기사에서 "아이유 소유 부동산이 자리한 지역이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부동산 업계의 조명을 받아 왔다"고 전하면서도 "현재 일대 지역에 마땅한 매물이 없어 거래가 진행되진 않고 있으나 이미 호가(실거래가)는 상당히 오른 상태이고, 과천동 지역 부동산을 일찌감치 매입한 사람들은 부동산 호재로 상당한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는 한 부동산 관계자의 전망치를 덧붙였다.

    "아이유, 평당 1000만원 더 비싸게 주고 매입"

    반면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아이유가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이라며 아이유가 지난해 2월 2일 해당 토지를 매매할 당시 실거래가보다 평당 1000만원 더 비싸게 주고 매입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한 전문가는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1월 22일께 거래된 (같은 지역에 위치한)한 집의 경우 실거래가가 평당 12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아이유는 토지·건물을 평당 2200만원에 사들였다"며 "아이유가 수도권광역급행열차 수혜와 투기를 노리고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는 의혹은 이치에 맞지 않고, 시세 차익이 23억이나 된다는 주장도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벨트 풀렸다'는 루머도 사실무근"


    그러나 비즈니스 전문 블로그 '비즈아이'는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아이유가 평당 1200만원인 건물을 2200만원을 주고 거래했다'는 주장과 관련, "아이유의 경우 건물 매입의 용도가 달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으며 아이유가 매입한 건물이 평당 1200만원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이유가 주변지역 시세보다 웃돈을 주고 매입한 이유는 해당 건물이 아이유의 본가에서 가까운(차로 20분거리) 위치해 있고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지역이라 매물이 나올 때 바로 거래를 진행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유가 투자한 지역은 거래량이 많지 않아 호가가 아닌 실제 판매까지 이뤄진 후에야 정확한 시세차익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시세차익이 23억이라는 보도 내용은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아이유가 과천의 노른자 땅을 구입하자마자 그린벨트가 풀려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주장도 틀린 주장"이라며 "현재 해당 지역은 그린벨트가 풀리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