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스릴러 뮤지컬 '미드나잇'이 확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미드나잇'은 아제르바이잔의 작가 엘친의 희곡 '시티즌 오브 헬(Citizens of Hell·지옥의 시민들)'을 원작으로 '쓰루더도어', '투모로우 모닝'의 작사·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와 영국의 극작가 티모시 납맨이 만나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지난해 1월 아시아 최초로 공연된 이 작품은 매일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가 사라져가는 1938년 스탈린 공포시대를 배경으로 12월 31일 밤 자정 직전, 갑자기 찾아온 낯선 손님(비지터)과 그를 맞은 부부의 숨겨진 비밀을 그린다.
이번 시즌은 연출 케이트 골드리지, 안무감독 크리스 커밍, 무대디자인 엘리엇 스콰이어 등 영국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주요 창작진이 직접 참여했다. 또 연기·노래·춤은 물론 기타·플룻·콘트라베이스·바이올린 등의 악기를 직접 연주하는 김소년, 김사라, 신지국, 한초롬 등 액터 뮤지션(플레이어)이 새롭게 투입된다.
제임스 로버트 모어 협력연출은 29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한국 배우들과의 작업은 매우 흥미로웠다. 언어의 장벽때문에 소통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공연이 하나의 언어로 작용돼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 체력적·정신적으로 힘든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며 소감을 전했다.
무대는 1938년도 아파트를 재연하는 대신 가구, 소품, 의상을 채워 극장에 떠 있게 설정했다. 아파트 내외부의 경계와 방의 구조적인 특징, 창문을 LED 아웃라인으로 그려 맨과 우먼의 공간과 국가가 지배하는 외부의 경계가 거의 없음을 표현했다. 스탈린의 초상화는 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삶에 정권이 개입했던 만큼 큰 공간을 차지한다.
모어 협력연출은 초연과 재연의 차이점에 대해 "우선 시각적으로 세트가 바뀌었다. 두 공간을 분리시키데 초점을 뒀다. 우먼과 맨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안은 따뜻하지만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바깥은 차갑고 폐허 같은 시대적인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액터 뮤지션이다. 이들은 맨과 우먼의 감정변화를 관찰하고 때로는 개입하기도 하는데 극의 메시지를 더욱 명확하게 전달하고, 라이브 연주를 통해 입체감과 생동감을 부여한다. 한국 관객에게는 굉장히 새롭고 신선한 발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상에서도 변화를 찾을 수 있다. 초연에서는 모던한 의상이었다면 재연에서는 시대적인 고증을 더했다. 모어 연출은 "맨과 우먼이 지속적으로 도청과 감시를 당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플레이어들은 물리적인 법칙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무대를 넘나들 수 있는데, 유령 같고 억압적인 존재로 보인다"고 말했다.
음악감독을 맡은 이범재는 피아니스트 오성민과 함께 무대에서 번갈아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이범재 음악감독은 "배우들과 액터뮤지션 모두 합을 맞춰 한몸처럼 공연을 올릴 수 있게 연습했다. 심리 스릴러 장르에 맞춰 음악이 줄 수 있는 극적 긴장감을 살려 몰입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새해를 기다리던 부부의 집에 손님(비지터)이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린다. 잠시 전화를 빌려 쓸 수 없겠냐는 부탁에 부부는 조심스레 문을 열어주게 되고, 그 남자는 조금씩 본색을 드러내 부부의 치욕스러운 비밀을 하나씩 밝힌다. 감당하기 힘든 진실에 괴로워하는 부부에게 그는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며 최후의 선택을 강요한다.
인간의 깊고 어두운 욕망을 충족시키는 '비지터' 역에는 초연에 출연했던 고상호와 함께 양지원이 합류했다.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헌신적인 남편 '맨' 역에는 김지휘·홍승안, 심약하고 여린 아내 우먼 역은 김리와 최연우가 열연한다.
뮤지컬 '미드나잇'은 11월 27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서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