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선글라스 시찰, 장관 대동 황제 의전, 정의용 패싱, 꽃할배 논란… 합치면 '상왕'귀결"
  •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화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화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화면 캡처

    "임종석 대통령님 경제 좀 챙겨주세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글 제목이다. 이 청원은 "제발 부탁드린다"며 "(현재) 서민경제 파탄 중이다. 제발 문재인 비서실장과 같이 민생을 점검해달라"는 게 골자였다.

    언제부터 임종석 비서실장이 '임종석 대통령'으로 바뀌게 됐을까. 임종석 비서실장을 향한 여론의 비난은 이렇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부터 21일까지 제12차 아셈(ASEM)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유럽을 순방한 가운데, 이 기간 때 임종석 비서실장이 선보인 행보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그중 임종석 비서실장의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시찰행은 야권은 물론,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사게 됐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난달 17일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 자격으로 비무장지대 지뢰제거 현장을 시찰했다. 하지만 시찰 과정에서 여론의 빈축을 살만한 모습들이 포착됐다. 임종석 비서실장 혼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비무장지대를 누빈 것이다. 여기서 이행추진위원 자격으로 임종석 비서실장과 동행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은 한발 물러서서 시찰했다.

    그래선지 뉴스핌의 지난달 28일 단독보도에 따르면, 야당 의원들은 "임종석 비서실장의 과한 비무장지대 시찰 행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중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대철 민주평화당 상임고문 등 야권 인사들과 식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나대는 거 참는데도 한계가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임종석 비서실장' 관련 글로 넘쳐난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청원인은 게시판에 '임종석 비서'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대통령 흉내내기' 임종석 비서는 자진사퇴가 답"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탄핵 탄핵' 소리를 못 듣나"라고 분노했다.

    또 다른 청원인도 '임종석 비서실장을 해임해달라'는 제목의 청원을 통해 "비서실장이 너무 나대는 데 눈꼴시린 거 참는데도 국민들의 한계가 있다"며 "비무장지대에서 선글라스, (청와대 홈페이지 내) 나레이션까지, 무슨 국정이 '예능'인가. 선택을 해달라. 대선 준비를 하든가, 연예인을 하든가"라고 분노했다. 어떤 청원인은 "차라리 임종석 비서실장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맡기고 문재인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했다.

    野 "임종석 행보 종합하면 '상왕' 이미지"

    이에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뿐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 등 주요 포털에서도 임종석 비서실장을 '임종석 대통령'으로 비유하는 여론이 많다. 다 임종석 비서실장 행보 때문으로 보인다"며 "DMZ 시찰 때 단독 선글라스 행보 이외에도 임종석 비서실장이 돋보이는 행보는 여러 가지가 있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윤용호 부대변인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대북 문제 때문에 지난달 29일 방한했을 때도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보다도 임종석 비서실장을 먼저 만났다고 한다"며 "지난 9월에는 야당 대표들이 평양 정상회담 불참을 선언하자 '꽃할배'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선보인 일련의 행보들을 종합하면 국민들로 하여금 '상왕'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고 설명을 더했다.

    한편 임종석 비서실장을 향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은 여권도 인지한 모양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의 DMZ행을 놓고 야권에서는 '황제의전'을 거론한다. 이러한 임종석 비서실장 행보는 최근 경제지표 악화라든가, 대외여건 등과 대조할 때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털어놓은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