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를 가진 자와의 ‘경제협력’이 의미 하는 것…‘비핵화’(非核化) 담판? 한바탕 질펀한 약탈극?
  •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판문점선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李 竹 / 時事論評家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는 이례적으로 아주 젊은 특별 수행원이 동행합니다.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 북한 큰할아버지에게 손편지를 보냈던 16살 김규연 양입니다. 통일부 대학생기자단으로 활동하는 이에스더 양과 가수 지코, 에일리도 방북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나라 국민들 머리 위에 얹혀있는 ‘북녘의 핵무기’를 치우기 위한 ‘담판’(談判)은 분명 아닐 것 같다. 이미 ‘담판’보다는 ‘거간꾼’ 행세가 몸에 익었긴 하다만...
    ‘방북(訪北) 선발대’의 면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북악(北岳) 산장’의 탁월한 선임행정관의 이름이 들어있다. ‘공연 기획’으로 이름이 난 분이다. 한마당 질펀한 무대가 펼쳐질 듯한 예감이다. 물론 ‘담판’ 보다야 지켜보기에, 환호하기에는 좋을 게다. 더군다나 생중계까지 한다니.
    그래서 상당수 국민들은 이미 기대를 접었나보다. 대신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회장·구광모 LG회장·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오는 18일부터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경제인 특별수행단으로 방북길에 오른다. 청와대는 전체 수행단 대비 역대 최대 규모로 방북 경제인단을 꾸렸다...” 

    이른바 ‘남북 경제협력’이란 게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단다.

    이 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오야들이 왜 북녘에 몰려갈까? 기업의 궁극 목적은 ‘돈 버는’ 거다. 그런데 아무개 일간지 사설(社說)을 들여다보니, 이런 대목이 눈에 띈다.
    “삼성, 현대차, SK, LG그룹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700조원에 이른다. 한국은행 추정 북한의 지난해 국가 GDP는 30조원이다...”

    비유하자면, 북녘의 경제는 이 나라로 따져서 골목시장 쯤 된다. 이 나라 대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골목시장에 진출하는 격이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 ‘촛불정권’이 내세우는 “골목상권 보호”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 아닌가. 더군다나 북녘의 입장에서는...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주체사상에서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는 지도적 지침으로 “경제에서의 자립”을 명확히 하고 있다. 헌데 그 ‘자립 경제’에 남녘 기업들이 끼어든다? 저들이 늘 매도해왔던 식민지 매판자본(買辦資本)을 그 ‘자립 경제’에 끌어들이는 것은 어찌 설명해야 하나?

    글쎄 답이 될지 모르지만, 수뇌회담 준비위원장이기도 한 ‘북악(北岳) 산장’ 집사장의 말씀을 들어보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가 경제이자, 경제가 평화다’라고 생각한다...”

    ‘평화가 경제이자, 경제가 평화’란다... 이 구절에 특히 주목한다.
    핵무기를 손아귀에 꽉 움켜지고 비릿한 웃음을 날리는 세습독재자와 평화를 논하는 자리라고 한다. 여기에 ‘경제’가 들어가면 무엇을 의미하는지 뻔하다.
    ‘돈’으로 ‘평화’를 산다? 파는 입장에서는 ‘약탈’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또한, 이조(李朝) 오백년 동안 뛔국에 바쳐오던 ‘조공’(朝貢)을 떠올리는 게 거북하다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수뇌회담을 다루는 여러 언론의 이런 보도에도 불편하긴 매한가지다.

    “경제인들은 정상회담 기간 북한 경제를 담당하는 리룡남 내각 부총리와 면담을 갖는다. 북한의 외자 유치와 대외 경제협력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상을 지낸 리룡남은 기업인들과 대북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나라 대표 대기업 오야들이 ‘돈 벌러 북녘에 몰려가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다른 목적으로 ‘몰고 가는’ 건 아닌지. 그도 저도 아니면, ‘불려’간다?
    그리고 과연 ‘그 논의’가 투명하게 공개될까? 국민들은 벌써부터 호기심에 가득 차있다. 조마조마,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안고서. 그나마...

    “미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 집행을 논의하기 위해 17일(현지 시각) 긴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평양 방문 하루 전날이고, 시차를 감안하면 같은 날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서 석유·석탄뿐 아니라 무기 밀매, 섬유 수출, 금융 거래를 하는 등 대북 제재망이 곳곳에서 뚫린 것으로 나타나자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이 나라 많은 국민들은 북녘에 가시는 대기업 오야들이 무탈하게 돌아오시리라 믿는다. 그리고 돌아오셔서도 양키나라에 찍히지 않게끔, 여정(旅程) 중에 평양냉면이나 맛나게 드시길 바라고 있다. 

    물론 그 냉면 값으로 서울에서 보다 100배 정도 넉넉하게 지불하시는 것까지야 흔쾌히 웃음으로 받아들이겠지만...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