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박지원 "김정은, 대기업 투자 기대"… 재계 "신중"… 전여옥 “재벌들 참 안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땅을 밟은 정계·재계 특별수행원들의 입장이 사뭇 다른 것으로 감지됐다. 정계·재계 특별수행원의 미묘한 온도차는 ‘경제인들의 정상회담 참여’ 부분에서 확실히 드러났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 김정은 입장에서 지금 방북단 중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경제인들일 것”이라며 “제가 지난 2005년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만날 때도 김정일은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에 대해 대단히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당시 정주영 현대 회장이나 김우중 대우 회장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시시콜콜한 얘기, 관심을 표현하는 걸 직접 듣기도 했다. 김정은은 당장은 아니라도 빠른 시일 내에 우리나라 대기업이 북한에 진출하는 날을 머릿속에 그려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대표는 남측 ‘정당대표단’의 일원으로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했다. 정동영 대표와 같은당 출신인 박지원 의원 역시 ‘자문단’의 일원으로 평양 땅을 밟았다. 박지원 의원 역시 정동영 의원과 비슷한 발언을 했다.

    박지원 의원은 17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주요 경제인들이 참여한다. 이는 잘된 일이다. 저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북한은) 2000년 이전에만 해도 ‘미국 제국주의 까부수자, 앞잡이 남조선 불바다 만들자’였다. 그러나 우리가 눈에 보이는 쌀과 의약품 등을 퍼주자 그런 적대적 증오감이 사라졌다. 북한 주민들은 부자인 우리나라 도움을 바탕으로 우리도 잘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가졌다. 우리 형제국가가 잘 살고 있으니 여기의 도움을 받아 잘 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신중한 입장

    하지만 재계 특별수행원들의 반응은 정동영 대표와 박지원 의원 발언과 궤를 달리했다.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는 지난 17일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남북 경제협력 상황이) 우리가 아는 것과 차이가 있는지 잘 비교하겠다. 특히 우리 경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포스코는 남북간 경제협력에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할 기업으로 꼽힌다. 포스코의 주력분야인 철강·건설분야가 남북간 경제 합의 내용인 ‘북한 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도 포스코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그룹 내 방북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아산은 지난 17일 “(현정은 회장 방북 관련)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한다”며 “향후 한 단계 높게 진행될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대해선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17대·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여옥 정치평론가는 1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방북하는 재벌들을 보니까 참 안됐다 싶다. 정부가 이번에 재벌 회장들을 초청한 게 ‘국민 동의 없이 퍼주냐’는 여론이 만만하지 않자 ‘그럼 재벌 지원으로’라는 대북지원 장르를 재개발한 것”이라며 “남북대화는 필요하다. 통일도 되어야 한다. 다만 협상에는 신뢰가 우선인데 김일성 세습 3대는 선의를 핵개발 가속화로 갚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