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보좌진 폭로 "크리스마스 공연표도 구해달라 하고, 진짜 X같은 가정"… 의원 '갑질' 논란
  • ▲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쳐
    ▲ ⓒ'여의도 옆 대나무숲' 페이스북 캡쳐

    국회의원이 사적으로 보좌진에게 자녀의 추석 열차표를 구매할 것을 지시했다는 익명의 폭로가 나와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직원들의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28일 "XX 의원이 어젯밤 연락이 와서 자식들 추석 열차표를 잡으라고 했다"며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대기 번호 1만 번을 받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데 이거 뭐하나 싶다"라는 내용의 글이 투고됐다. 

    국회의원과 그 가족에 날선 비판을 제기한 A씨는 구체적 직급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현직 보좌진으로 추정된다. 게시글 제목에는 A씨가 국회 관련 종사자 임을 뜻하는 '직원 인증' 표시가 달렸다.

    A씨는 "내가 의원 자식 XX들 휴가 비행기 표를 끊는 데까지는 투덜거리며 했다. 어차피 시간대야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까"라며 "이거 예매 실패하면 하루 종일 취소표 뜨는지 사이트 들어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어린 것들이 벌써부터 특권에 찌들었다"며 "한 번은 크리스마스 때 가수 공연표도 구해달라고 하더라. 진짜 X같은 가정이야"라고 토로했다.

    A씨가 이 글을 올린 시각은 지난 28일 오전 9시 42분이다. 실제로 코레일은 이날부터 이틀간 '추석 기차표 특별예매'를 실시했다. 경부·경전·동해·충북선 추석 열차 승차권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온라인에서 예매가 시작됐다.

    A씨의 폭로가 사실일 경우 '갑질 행태'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의 권한 남용 사례로 볼 수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원실 보좌진은 고용이 불안정한 공무원이라는 특성을 갖기에 부당한 지시에도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게다가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세비를 받는 별정직 공무원이란 점에서 이들을 사적인 일에 동원했다면 위법성 문제도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어떤 의원입니까. 진짜 너무 미개합니다", "진정 까야 하는 영감탱이와 그의 자식들이군요", "하~ 갑질 끝판왕이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