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폭우 속 광화문 집회 "2년 새 29% 인상, 절차·내용에 하자... 이제 생존 위한 싸움"
  • ▲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이하 생존연대)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전면 재검토 및 개선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이날 모인 소상공인들을 약 3만 명(경찰 추산 1만5천 명)으로 추산했다. ⓒ뉴데일리 이기륭
    ▲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이하 생존연대)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전면 재검토 및 개선을 촉구했다. 주최측은 이날 모인 소상공인들을 약 3만 명(경찰 추산 1만5천 명)으로 추산했다. ⓒ뉴데일리 이기륭
    최근 2년새 최저임금이 29%가량 인상되면서 부담이 극도로 가중된 전국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비가 강하게 쏟아지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상공인생존권운동연대(이하 생존연대)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전면 재검토 및 개선을 촉구했다.

    생존연대는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소상공 관련 전국 150여 단체가 연합한 조직이다. 주최측은 이날 모인 소상공인들을 약 3만 명(경찰 추산 1만5천 명)으로 추산했다.

    최저임금 2년간 29% 인상…"정부가 자영업자 궤멸시켜"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무려 16.4% 인상했다. 이듬해 물가 인상·무인화 가속 등 온갖 부작용이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내년도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했다. 2년새 약 29% 인상된 금액이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들을 궤멸시키고 있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무리수를 두면 탈이 나게 돼 있다"고 소리쳤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2019년 최저임금은 절차적·내용적으로 정당성을 상실했다"며 "이제는 소상공인들이 하나로 뭉쳐 생존권을 위한 거대한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소상공인들은 "정부 정책에 의해 사지(死地)로 내몰리고 있다"며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생존연대가 29일로 집회 일정을 계획한 것도 정부의 2년새 29%에 달하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이 정부의 경제 정책은 베네수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이념적 정책"이라며 "거대한 국가폭력에 맞서는 소상공인들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 ▲ 이날 생존연대 집회 참가자가 '나를 살려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 이날 생존연대 집회 참가자가 '나를 살려달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뉴데일리 이기륭
    비 맞으며 정부 규탄한 상인들…삭발식까지

    28일 저녁부터 서울을 강타한 기습 폭우에 이어, 29일 오전에도 서울 전지역은 온종일 흐렸다. 오후부터 서서히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생존연대가 광화문에서 집회를 시작한 오후 4시부터는 비가 더욱 세차게 내렸다. 간헐적인 천둥·번개까지 쳤지만 소상공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 의견 반영하라' '자영업자 고통전가 중단하라' '소상공인도 사람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은 600만 자영업자들의 눈물"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집회 막바지에는 소상공인 대표들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생존연대는 이날 △2019년도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 50%를 소상공인 대표로 보장 △주휴수당 관련 고용노동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전면 재검토 △5인 미만 사업장 규모별 소상공인 업종 차등화 △소상공인 존중 경제정책 추진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자영업 강화 특별위원회 설치 등을 제시했다.

    생존연대는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2·3차 집회를 열어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청와대 앞으로 행진해 최저임금 개선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당초 촛불시위도 계획했으나 날씨로 인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