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도 ‘조선중앙방송’도 아니고 바로...‘예비역 단체’에 재갈을 물리려는 이유가 바로...
  • 李 竹 / 時事論評家

      “다음 달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입니다....”

      지난 팔일오 경축사에 나오는 대목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집착이 예사롭지 않다. 그 경축사가 있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남북 관계, 북미 관계에 속도가 나서 유엔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 결과[종전선언]를 전 세계와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북악(北岳) 산장’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내용이란다.
    여전히 “미-북”이 아니고 “북-미”라고 읊어댄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이렇듯 ‘종전선언’에 목을 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이 나라 국민들 중 상당수는 무척 궁금해 한다. 필자도 매한가지다. 
      글쎄, 이 땅의 평화정착에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인가? ‘종전선언’으로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그래서 북녘에서도 그렇게 ‘무진년 글강 외듯’하는 것일까?

      “미국이 종전선언 채택 등 단계적이며 동시적인 행동조치를 통해 호상 신뢰를 실천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비핵화 문제에서 더 이상의 진전은 기대할 수 없다” 북녘의 대외 선전용 주간지가 최근에 내보낸 글의 일부란다. 
      이렇듯 북녘 세습독재자의 입장에서는 꿈조차도 꾸지 않는 저들의 이른바 ‘비핵화’(非核化)에 대한 협상의 조건으로 내세우는데 더하여, 숨기고 싶지 않은 복심(腹心)도 있을 것이다. 
      우선은 즈그 할애비의 전쟁 발발 책임과 그 결과로 인한 모든 것들을 없던 일로 지워버리고 “전쟁이 있었다. 이제 끝났다”고 선포함으로써 ‘백도혈통’(百盜血統)의 전쟁 범죄를 세탁하자는 것이다. ‘민족해방’ 이나 ‘조국해방’ 같은 그 전쟁의 수식어를 정당화하면서. 
      이에 더불어서 전쟁으로 인해 이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사를 해체시키는 명분을 획득한다. 궁극적으로 ‘유엔의 고깔’을 쓴 양키나라 군대를 물릴 수 있는 근거를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나라 안팎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심 목표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한미 동맹과 주한 미군의 근간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양키나라 조야(朝野)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고들 한다. 
      “지금까지 북한이 해온 모든 조치는 언제든 돌이킬 수 있는 것으로, 협상을 진전시키려면 ‘종전선언’ 이전에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가 필요하다” 그런데...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그것이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지난 팔일오 경축사에 나오는 또 다른 대목이다. 

      필자가 ‘종전선언’을 꺼내놓고는 “자다가 봉창 두드리 듯” 갑자기 ‘촛불’을 들이댄데 대해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왜냐구?

      “외세는 아직도 우리 조국의 통일을 방해하며 북(北)에 대한 제재 소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 
      북녘의 ‘로동신문’ 기사의 일부가 아니다. 엊그제 그 무슨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에 앞서 열린 ‘남북노동자단체 연석회의’라는 데서 이 나라 노동단체의 위원장이라는 작자가 내지른 말씀이라고 한다. 그 노동자단체가 그 ‘촛불혁명’의 주역임을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나라에서 매우 자연스럽다. 
      그 노동단체의 위원장은 이에 앞서 300여명의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 인사’들과 함께 “대북 제재 해제와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도 발표했다고 한다. 그래서 말인데...

      누구든 내기를 해도 좋다. 만약 ‘종전선언’이 채택·발표된다면, “주한미군 철수”와 “양키 고 홈”이 어디에서 가장 먼저 터져 나올까? ‘로동신문’ 또는 ‘조선중앙방송’?
      아니, 필자는 ‘광화문 광장’에 건다! 내기의 조건으로 어떤 걸 걸어도 응하겠다. 

      며칠 안 있어 평양에서 만날 남녘과 북녘의 수뇌 모두가 ‘종전선언’의 군불을 때온 것이 혹여 이렇게 이 나라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부터 그 함성이 메아리 칠 것을 기대, 아니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그리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했던가. 

      = 재향군인회, 고엽제전우회, 특수임무유공자회 등 보훈관련 단체들이 단체 명의로 태극기 집회 등 정치 집회에 참여할 경우 처벌하는 입법이 추진된다. 국가보훈처는 22일 “관련법에는 재향군인회·고엽제전우회·특수임무유공자회 등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하는 관련 조항이 있지만, 내용이 포괄적이고 이를 어겨도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정치활동을 보다 구체화하고 처벌하는 내용을 신설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개정안에 대해 다음달 6일까지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혹시 ‘광화문 광장’의 그 함성을 보호·확대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은 아닌지? 그 걸림돌을 사전에 치우려고? 
      ‘예비역’이라고 이름 붙은 ‘역전의 용사’들은 반드시 따져 물어야 한다. 그리고 최소한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이 나라 국민들은 ‘역전의 용사’들에게 “그들은 이미 죽었네!”라며 손가락질을 할 것이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