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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짜르' 김종인 비대위 모델 도입?…누가 찬성하려나

총선까지 '2년'… 공천 전까지 비대위 체제 운영 사실상 어려워 비대위원장 지원사격 할 '당 리더십' 없어… 영입 후보들도 꺼려

입력 2018-06-28 15:29 수정 2018-06-28 16:17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 쇄신 방안으로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한 '김종인 모델'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성태 권한대행은 지난 26일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한 혁신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행은 다음 날인 27일에도 "2020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비대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비대위원장에게 강력한 권한을 주자는 것이다.

김종인 모델은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2016년 4·13 총선에서 1당으로 올라서게 했던 비대위 체제를 말한다.

당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회 대표는 공천 권한을 위임받아 절대권력을 휘둘러 '짜르(러시아 절대군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해찬 의원·정청래 의원 등 당내 현역 의원 26명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과감한 개혁을 시도했다.

그리고 지금 유례없는 참패를 당해 '골골'대는 한국당에서 '김종인 체제'를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당에서는 김 대행이 언급한 '강력한 비대위 체제'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온다. 오히려 "이럴 거면 당내에서 비대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등 반작용이 생기는 모양새다. 

비대위도 '타이밍' 

김종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타이밍이 딱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016년 1월 20대 총선(4·13 총선)을 목전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김종인 모델과 같이 공천 과정에서 전권을 휘둘렀던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체제도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장 공천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현역의원 25% 컷오프 룰"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강경책이 먹혀들었다.

하지만 한국당의 상황은 그때와는 다르다. 21대 총선을 2년가량 앞두고 있다. 적어도 비대위 체제를 2년 이상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사이 반대 여론에 부딪힐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현재도 비대위 운영 시한을 제한하고 '조기 전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언제든 조기 전대론이 힘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한국당 한 의원도 김 대행의 전권 비대위에 대해 "총선 전에 당 대표가 선출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공천 전에 전당대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실상 비대위 체제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본 것이다. 

▲ 2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누가 '비대위' 단두대를 찬성할까?

과연 얼마나 많은 현역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외부에서 수혈된 비대위원장에게 맡기려고 할지도 미지수다. 

김용태 의원은 "구세주 같은 비대위원장이 있나, 없나가 문제가 아니다. (의원이) 구세주 같은 전권을 주는 비대위를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의원들이 강력한 권한을 가진 전권 비대위를 찬성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한국당에서는 절대 권력을 부여받은 비대위가 탄생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1일 열린 마라톤 의총에서도 "당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개혁을 맡는게 좋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나왔다. 

의총 직후 한 3선 의원은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에 찬성했지만, 당내에서 비대위를 꾸릴지 외부에서 찾을지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당이 혁신 비대위를 꾸리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한 현재도 당내에서 개혁 인사를 찾자는 말이 나온다. 

특히 친박계는 비박계이자 복당파인 김성태 대행이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지휘 하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고를 내려줄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려 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김성태 대행은 김무성의 아바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친박계를 비롯해 한국당 국회의원 전원이 흡족해할만한 비대위원장이 아니면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를 것은 자명해 보인다. 

비대위 도울 지원 세력이 없다

김종인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김 전 비대위원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그룹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상당한 당내 영향력을 확보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의 개혁을 지원사격했다. 

문 전 대표는 전체는 아니더라도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의 반발은 무마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비대위를 도울 구심점이 된 셈이다. 

하지만 한국당엔 없다. 당내 의견을 조율하거나,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다. 비박계가 김 권한대행을 지원사격 한다고 해도 20명 남짓에 지나지 않는다. 

70여명에 달하는 초·재선의 경우 김성태 사퇴론이 나왔을 때 국회 원구성 협의가 급하다는 이유로 '유임론'에 손을 들어줬지만, 김 대행이 전권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을 허락한 것은 아니다. 김 대행이 오로지 원내대표로서의 권한만 수행하는 것에 동의한 제한적 유임론에 가깝다. 

친박계와 범친박계로 이뤄진 초·재선 의원들이 집단 반발을 시도할 경우 비대위의 존재성이 흔들릴 수 있다. 

외부 인사들도 'NO'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부 인사들도 비대위원장 자리를 기피하고 있다. 지금 가봤자 전당 대회 전까지 바지 사장 노릇이나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비상대책위원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른이 중심 잡고 호통 쳐주면 조금 나아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건 수습방안이 아니다. 과거 여야가 모두 해봤지만 전부 실패했다"고 답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모여 자성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밖에 있는 사람을 불러와 '수습합시다'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사람 하나 데리고 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외부 혁신비대위'는 전혀 새롭지 않은 대안일뿐 아니라 이미 '실패'라는 게 입증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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