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진화유공' 표창장 받아
  • 배우 박재홍(31·사진)이 화재현장에 뛰어들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소방재난본부 관악소방서는 "지난 19일 오후 2시 55분경 관악구 봉천동 소재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쓰러진 입주민을 시민이 협력해 직접 뛰어 들어가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며 시민 3명의 미담 사례를 공개했다.

    이날 화재는 오피스텔 5층 손OO씨가 거주하는 방 안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손씨는 유독가스를 마시고 현관문 앞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오피스텔 인근 자동차 공업사 대표인 김해원(50·남)씨는 5층 창문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보고 화재를 직감, 119에 신고 전화를 한 뒤 부리나케 화재현장으로 달려갔다.

    도착해보니 복도엔 연기가 가득차 있었는데, 집 안에서 손씨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이에 김씨는 잠겨있던 문을 개방하려 했으나, 장비 없이는 도저히 문을 열수 없는 상태였다.

    이때 인근 건물 공사장에서 작업 중이던 김영진(45·남)씨와 배우 박재홍이 김씨가 있는 곳으로 올라왔다. 화재사실을 파악하고 현장으로 달려온 박재홍은 복도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이용해 문을 개방하려 했으나, 역시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김영진씨 등 2명은 1층으로 내려가 출입문 강제개방용 연장(쇠막대)을 챙긴 뒤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다. 3명이 힘을 합쳐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손씨의 모습이 보였다.
  • 구조된 손씨는 양팔과 얼굴에 2도 화상을 입고, 흡입화상까지 입은 상태였다. 관악소방서 119구급대는 기도확보를 위한 기도삽관을 시행 후 곧장 화상전문병원으로 손씨를 이송했다.

    화재는 관악소방서 현장지휘팀(화재진압대)에 의해 31여분 만에 진화됐고, 다행히 추가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5층 화재 현장에서부터 1층까지 손씨를 안고 한걸음에 내려온 박재홍은 "오피스텔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화재 피해를 입은 분이 하루 빨리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재홍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자친구와 카페에 있었는데 카센터 대표님이 가장 먼저 '불이야'라고 외치고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며 "저도 불이라는 소리를 듣고 본능적으로 뛰쳐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에는 (다칠 수도 있겠다는)그런 계산이 들지 않았다"며 "불이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 같고,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과 여자친구에게는 '그러다 큰일이라도 나면 어떻게 할 거냐'고 욕을 많이 먹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잘한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 '해운대' '조선명탐정2', 연극 '혈맥' '들풀'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재홍은 최근 이병헌 감독의 범죄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에도 참여, 열연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출처 = 박재홍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