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위선적 평화, 시이비 평화, 가짜 평화, 기만적 평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번 한국 방문 때 국회에서 한 연설은
    북한의 참상을 너무나도 절실하게 묘사한 바 있다.
    지금의 시점에서 그의 연설을 새삼 반추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반도 문제의 본질, 한반도 비극의 뿌리, 한반도 악(惡)의 근원, 한반도 문제 해결의 방향은
    바로 그런 북한 현실을 광정(匡正)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본질적인 사항을 도외시한 채 한반도 문제를 베니스의 상인 샤일록 같은,
    눈물도 피도 없는 냉혈한의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고 다루려 한다. 일부의 마음과 눈에는 한반도 북쪽의 폭정, 처형, 학살, 수용소, 폐쇄, 굶주림, 그리고 그것을 초래한 당사자들의 책임은 들어오지 않고,
    그런 그들의 비위를 맞춰서라도 그들과 러브 샷을 하는 것만이 평화인양 떠벌리곤 한다.
    이건 위선적 평화, 시이비 평화, 가짜 평화, 기만적 평화다.

     트럼프 연설의 몇 대목을 새삼 상기하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새겼으면 한다.

    1. 북한 권력자의 노동착취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말한다. “북한 노동자는 끔찍하게 긴 시간을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무보수로 일한다. 최근 70일 노동에도 보수는 하루치를 지불하라 했다. 가정에선 배관도 없이 생활하고 전기는 절반도 못 쓰고 있다. 주민들은 강제 노역에서 자녀가 벗어날 거라 기대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북한 권력자의 노동착취의 실상을 발견할 수 있다.
    남한의 일부가 왜 이런 희대의 노동착취에 대해선 단 한 마디 말도 하지 않는지 심히 의아하다.

    2. 북한의 우상숭배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계속된다.
    “0~5세 미만 유아의 30%가 발육부진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2012년~2013년 북 체제는 1일 2달러로 추정되는 주민 생활을 위한 액수의 절반을 더 많은 기념비와 탑, 동상 건립해 독재자를 우상화 했다.”

     북한이 만약 우리의 햇볕논자들이 갖다 준 돈으로 라면이라도 마련해 배급했다면 북한의 300만 명 아사(餓死)는 없었을 것이다. 북한에 있는 모든 동상들의 금칠만 하지 않았어도 그 금으로 굶어죽을 주민 다만 얼마라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하야하라”며 촛불이라도 들어야 할 일이다.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고 할 것이다. 아니 그럼 의사표시도 하지 말란 말인가?

    3. 북한은 계급차별 사회

     이런 대목도 있다. “북한 경제가 거두는 미미한 수확은 비뚤어진 충성도에 따라 배분된다. 주민을 동등한 시민으로 여기기는커녕 주민을 저울질하고 충성도를 자의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매긴다. 충성도에서 높은 점수 따면 평양에 거주할 수 있다. 점수가 가장 낮은 이는 아사(餓死)한다.”

     충성도라... 이게 사회주의인가, 중세 왕조사회-고대 귀족정치인가? 주민을 성골(聖骨)-진골(眞骨)과 적폐 족(族)으로 나누고, 적폐 족을 또 여러 단계로 나누어 계급에 따라 호의호식에서 굶어죽기에 이르기까지의 긴 사다리를 만들어 놓았으니, 이야말로 나치의 유테인 낙인 행위가 “아이고 형님!” 하고 물러날 지경이다

    4. 북한의 인권참상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계속된다.
    “사람의 작은 위반, 예를 들면 버려진 신문지 독재자 얼굴에 얼룩 묻히면 이것이 가족 전체 사회 신용 등급에 수 십 년 영향을 미친다. 1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북주민이 강제 노역하고 고문과 기아, 강간과 살인을 견디며 고통 받는다.

     알려진 사례에서는 9살 소년이 10년 수감 당했는데 이는 조부의 반역죄로 고발당했기 때문이다. 어린 학생이 김일성의 일생에 대한 세부사항을 잊어서 학교에서 구타를 당했다. 군인은 외국인을 납치해 북한 첩보원의 어학교사로 일하게 한다.“

     9살 소년이 할아버지 때문에 연좌죄로 몰려 10년 징역을 살았단다.
    이런 기막힌 현실에 대해선 왜 “양심수 석방하라!”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남쪽 '양심수'는 금 수저이고 북쪽 연좌죄 해당자는 흙 수저인가?

    5. 북한은 종교탄압 집단

     “또 북한은 전쟁 전에 기독교의 근거지였던 곳이지만 이제는 기독교인과 기타 종교인 중 기도를 하거나 종교 서적을 보유했다가 적발되면 억류와 고문, 그리고 대부분 처형도 감수해야한다.”

     이 지경인데도 왜 일부 현실참여 종교인들은 모른 체 하고 있는가? 뭐라고 한 마디 해야 하지 않겠나?

     6. 북한의 외부정보 차단

     “북한 체제는 무엇보다 진실을 두려워해 외부 접촉을 전면 차단한다.
    오늘 나의 연설뿐 아니라 한국의 가장 평범한 사실도 북 주민에게는 금단의 지식이다.
    서구와 한국의 음악 역시 금지됐다. 해외 매체를 소유하는 것은 범죄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주민이 서로에게 감시한다. 언제든 수색된다. 모든 행동이 정찰 대상이다.”

     그야말로 조지 오웰의 대형(大兄)이 지배하는 감옥 그 자체다. 이걸 좋다고 하는 친구들의 뇌 세포는 정말 어떻게 생겼을까? 병증이 아니고서야 대한민국은 나쁘고 그쪽은 ‘민족자주’라고 치켜세울 수가 있느냔 말이다. 혁명을 당해야 할 쪽은 대형의 나라이지, 대한민국이 아니다. 북한변혁 또는 북한 정상화 변혁이야말로 오늘의 한반도에 있어야 할 대사태의 정명(正名)이다.

    7. 북한은 지옥-결론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결론짓고 있다.
    “북한은 당신(김정은)의 할아버지가 꿈꿨던 낙원이 아니다. 누구도 가선 안 되는 지옥이다."

     그렇다. 이게 북한의 실상이고, 그것이 한반도 악(惡)의 균(菌)이며,
    그걸 치료하는 게 한반도 문제 해결의 본질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어설픈 타협은 금물이다.
    단기간에 북한 핵 전면 폐기로 치달려야 하되, 그게 추호라도 여의치 않으면 당장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와야 한다. 미국의 결기가 어느 정도일지 지켜볼 일이다.

    류근일 / 전 조선일보 주필 /2018/4/27
    류근일의 탐미주의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