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후보 금품 살포 폭로전 예고에서 안상수 창원 시장 무소속 출마까지 중진들 사천 의혹 제기, 조기 선대위 고민 중… 내부는 '부글부글'
  •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지방선거 공천 문제를 계기로 폭발하고 있다. 

    30일 곳곳에서 홍준표 체제를 흔드는 여진이 발생했다. 홍 대표가 전날 창원 시장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전략공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의결한 것 때문이다. 

    경남 창원시 5개 당원협의회 책임당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를 규탄했다. 

    이들은 "당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소위 전략공천이라는 이름 속에 자신의 측근을 공천한 당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는 더 이상 책임당원의 권리를 짓밟지 말고 진심으로 경남과 창원의 당원들에게 사과하라"며 "경선공천을 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든 책임을 지고 홍준표 대표는 당직에서 물러나라"며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라"고 했다. 

    창원 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안상수 시장은 이미 무소속으로 출마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은 전날에도 정치권에서 창원 시장 조진래 내정설이 나오자마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창원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시민과 당원의 지지도가 극히 낮은 꼴찌 수준의 당 대표 측근을 공천하는 것은 사천(私薦)이자 부정공천"이라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 선택을 받아 창원시장에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당을 재건하겠다"고 했다. 

    다만 안 시장은 아직 탈당계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며 향후 당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탈당을 감행한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하며 홍 대표가 2012년 12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금품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던 류철환(당시 홍준표 후보 도지사 선거 조직총괄 본부장)씨는 이날 폭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으나, 돌연 취소하고 잠적했다. 
  • ▲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의원 회동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선 이상 중진의원 회동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처럼 홍 대표는 급한 위기는 모면했지만,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홍 대표의 폭주에 날을 세우던 중진의원들도 기다렸다는 듯 문제를 제기하며 가세하고 있다. 

    공천 갈등이 탈당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야권 분열시 불리한 선거구도가 예상돼 당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중진의원들은 전날 구당연석회의에서 창원 공천과 관련 "사천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조기 선대위론을 꺼내 들었다. 홍 대표의 사당화가 계속되면 홍준표 체제를 허물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것은 죽은 정당"이라는 글을 남긴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잡음 없는 공천은 없다"며 "우리는 묵묵히 가는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홍 대표는 부산 시장 후보 경선을 요청했던 이종혁 전 최고위원이 서병수 부산 시장 전략공천이 확정된 뒤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선언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깜도 안되는 사람들이 공천 신청을 하고 공천에서 떨어지면 당과 나를 비방하고 다니고 있다"고 썼다. 

    홍 대표는 아직은 당원 일부의 반발에는 개의치 않고 본인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지방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지역에 전략공천할 경우 강진을 만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중진의원 회동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창원 전략공천과 관련 기자와 통화에서 "지지율도 2%가 안 되는 엉뚱한 사람들을 공천하기 때문에 사천, 사당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도 홍 체제를 뒤집어 엎겠다는 것이 아닌데, 고민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어 "전면전 형태로 가면 선거 70일을 앞두고 지방선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 했는데, 반대로 놔두면 더 망하겠다 싶어 지금이라도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이 큰 선거를 앞두고 있어 조기 선대위 구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선대위 구성이 쉽지 않을뿐더러 당의 내홍이 선거 대패로 이어진다면 당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