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통일대교 점거 시위 이어 청계광장 대규모 집회 예고…들끓는 여론 속 靑은 침묵
  • ▲ 지난 25일 북한 김영철 방한 저지를 위해 통일대교를 점거한 자유한국당 및 시민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 지난 25일 북한 김영철 방한 저지를 위해 통일대교를 점거한 자유한국당 및 시민들. ⓒ뉴데일리 이기륭 기자


    북한 김영철 방한이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한을 수용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총공세를 예고, 대규모 규탄대회를 서울도심에서 개최할 예정이지만 청와대는 여론을 의식한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26일 오후 3시 북한 김영철 방한을 결정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서울 청계광장에서 개최한다. 앞서 지난 25일, 천안함 폭침 사건 주범인 북한 김영철이 방한 한 것에 대한 항의표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태극기를 깔고 통일대교를 막아서며 시위를 벌였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김영철이 지나가려면 태극기를 밟고 침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에 군의 허락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전진교를 열어주며 김영철을 방한시켰다. 취재진들은 방한하는 김영철에게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26일 "어제 우리가 막은 것은 통일대교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의 나약한 친북감성주의"라며 "지난 토요일 영하의 날씨에도 김무성 위원장 등과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에 나서 차가운 강바람을 맞으며 철야농성을 벌였다"며 "쉽지 않았지만 천안함 살인 전범인 김영철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개성장군처럼 대한민국 땅을 밟게 두면 안 된다는 일념 하나로 극복했다"고 했다.

    이어 "김영철을 비호하는 문재인 정권의 방해공작을 피해 극도의 보안 속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통일대교 남단 점거 시위였지만, 이 소식 알려지자마자 의원 동지 및 애국시민 여러분 속속 자리에 함께 해줬고 가열찬 투쟁을 이어간 원동력이 돼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여론은 냉담하지 않았다. 실제 이날 통일대교 위는 자유한국당의 밤샘농성 관계자 뿐 아니라 이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탈북자 단체인 '북한인권단총연합' 회원을 비롯한 보수단체 인사들이 가세해 숫자가 불어나자 경찰이 투입되고 견인 차량이 배치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이날 현장과 관련된 기사에 댓글로 "평화도 좋고 통일도 좋지만 우리 국민이 죽고 우롱당하는 통일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다른 사람을 보내라, 핵을 포기해라, 한 마디도 못하는 대통령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다른 야당 역시 자유한국당과 궤를 같이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국립 대전 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유가족을 만나 위로 했다.

    이처럼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이지만, 청와대는 김영철에 관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면서 유연하게 대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영철에 관한 질문을 받고는 "당국자 간 비공개 일정들이 있지 않겠느냐"면서도 "해당부처가 됐든 청와대가 됐든 사후에 알려드리겠다"고 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