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회동 제안 거절하고, 정치보복·北열병식 중단 압박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항의방문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제안을 일축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원내대표 회동 (제안)은 국민에게 '보여주기' 쇼밖에 되지 않는다"며 "국면 전환을 위한 원내대표 회동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제안 거절의 배경으로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16일 남았는데, 정치보복 기사가 방송과 신문의 지면을 다 채우고 인터넷뉴스 기사를 다 접수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이라도 문재인정권이 정치보복을 즉각 중단하고 세계인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정치보복 중단'을 내세웠다.

    중단해야 할 정치보복의 사례로는 "인사보복으로는 고대영 KBS 사장이 포함되는데 구체적으로 열거하지는 않겠다"며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정치보복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이 너무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전날 오찬 회동에서 건의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수용했던 청와대·여당·야당 원내대표 회동 제안은 만 하루 만에 생명력을 잃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도 오전 회의에서 "여야 원내대표 초청 회동 추진 등 국회와 협력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하는 등, 전날 건의받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 강한 미련을 보여왔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 회동 추진시 가장 중요한 카운터파트너가 될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당일 오후에 이러한 제안을 일축함에 따라, 회동의 성사는 사실상 무망(無望)해졌다는 관측이다.

    한국당이 즉각 거절한 것에는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1대1 릴레이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해놓은 상태에서, 청와대가 원내대표 회동 제안으로 돌려 답한 것이 당대표를 '패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작용했던 것도 또 하나의 배경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예를 들면 (야당) 당대표를 모신다거나 하는 게 훨씬 더 나은 방법 아니겠는가"라면서도 "사정이 있기 때문에 당대표를 모시는 것보다 원내대표를 모시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정'에 따른 우회 제안이 일축됨에 따라, 청와대는 1대1 릴레이 여야 영수회담에 응하거나, 당분간 정국 경색을 관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한편 김성태 원내대표는 회동 제안을 일축하는 동시에,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청와대로 하여금 북한이 열병식을 연기토록 요청할 것을 압박하는 등 대(對)청와대 공세의 고삐를 오히려 바짝 조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연례 한미연합훈련도 평화올림픽을 명분으로 연기한 마당에 북한은 국제사회를 상대로 대놓고 무력시위를 하는 이 상황을 문재인정부가 방치하거나 용납해서 안 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했듯이 북한의 창건일 군사퍼레이드도 김정은에게 연기하라고 분명하게 요청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은 군사훈련을 중단한 만큼 북한의 열병식도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체제 선전의 장으로밖에, 대한민국은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둔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