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원 측 "반려견에서 녹농균 미검출" 소견서 제출유족 측 "반려견 씻긴 뒤 검사 받은 것 아니냐" 의혹 제기서울백병원 측 "상처에 깊게 들어간 균이 문제..2차 감염 아냐"
  • 지난달 30일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30)의 가족이 키우는 프렌치불독(벅시)에게 물린 뒤 엿새 만에 숨진 한식당 '한일관' 김OO(53) 대표의 혈액에서 '녹농균(綠膿菌)'이 검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녹농균은 패혈증, 췌낭포성 섬유증 등을 앓는 환자에게 난치성 감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으로, 수술이나 외상 등으로 저항력이 저하된 환자가 녹농균에 의해 패혈증에 걸리면 고열·혈압저하 등의 쇼크를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지난 23일 녹농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한 SBS는 "개의 구강에 있던 녹농균이 사람에게 감염병을 일으킨 경우를 찾아보니 전 세계적으로 한 6건 정도밖에 안 돼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는 한 의학 전문 기자의 견해를 전한 뒤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보면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녹농균이라면 일단 병원 내 감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고 쓰여 있다"며 "일차적으로는 병원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대 연구를 보면 원래는 감염병이 없었다가 병원에 치료를 받은 뒤 감염병을 얻은 환자 가운데 14%가 바로 녹농균이었습니다. 그러나 녹농균은 생존력이 강하고 수영장, 욕실 등 습한 생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피해자가 집에 머문 5일 동안 그때 상처 부위를 통해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최시원과 최시원의 가족은 '녹농균 논란'이 불거지자, 광견병 예방접종 기록과 함께 자신들의 반려견에선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검사 소견서를 강남구청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시원의 부친 최기호씨는 사건 직후 "이웃인 고인은 저희 집 문이 잠시 열린 틈에 가족의 반려견에 물리고 엿새 뒤 패혈증으로 사망하신 것은 사실이나, 치료과정의 문제나 2차 감염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확한 사인을 단정짓기 어려운 상태라 들었습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며 자신의 개로 인해 고인이 숨진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정말 '2차 감염'의 책임은 고인을 치료한 병원에 있는 것일까? 고인의 형부이면서 현직 의사(서울백병원)인 A씨는 2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녹농균 검출이 알려지자 '처제가 병원에서 균에 감염돼 사망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 잠깐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순간 2차 감염이 된다는 건 잘못된 소리"라면서 "병원에 오래 입원해 면역력 떨어진 환자들이나 노인분들이 녹농균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2차 감염이 되는 것이지, 상처 소독과 항생제 치료를 한 뒤 3일째 드레싱을 했는데 패혈증에 걸렸다고 하면 (개에게 물려)상처에 깊게 들어간 균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는 소견을 밝혔다.

    A씨는 최시원씨 측이 자기네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증빙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거론, "솔직히 당황스럽다"면서 "사과할 때는 그런 식의 주장을 하지 않았는데, 여론의 뭇매가 사납다보니 나름의 탈출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의사 소견서 같은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며 "사고 당일 이후에 자기네 반려견의 입 속을 깨끗이 한 뒤 검사를 받았을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 최시원 측이 제출한 소견서를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백병원 측은 일각에서 고인이 병원에 내원할 당시 2차 감염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숨진 김씨는 10월 6일 응급실에 실려오기 전, 9월 30일 내원해 약 30분간 상처를 소독하고 항생제와 파상풍 주사를 맞은 뒤 돌아갔고 사흘 뒤 한 차례 외래진료를 받은 게 전부였다"며 "병원에서 녹농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백병원 측은 "김씨 혈액에선 '(다중약물)내성 녹농균'이 아닌, '일반 녹농균'이 발견됐다"며 "여타 병원에서 곧잘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녹농균과는 성질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 최시원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