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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을 ‘주적(主敵)’이라 말 못하는 이유가 뭔가

입력 2017-04-22 13:58 수정 2017-04-22 14:09

어제 수요예배 후 교우들과 가진 오찬자리에서 나눈 대화는 전날 밤 TV토론내용에 관한 것이 주를 이뤘습니다.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주적인지를 놓고 펼쳐진 후보들의 토론 내용에 대해 우리들 나름대로의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먼저 연세가 지긋한 한 교우가 말문을 열었습니다.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고 물은 유승민 바른 정당 후보에게 “그 말은 국방부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는데 그게 어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할 말이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후보는 군 통수권자가 돼선 안 된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대부분의 교우들은 그의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면서 문제는 우리의 젊은이들의 안보관이 철저하지 못하다는데 있다면서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젊은이들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핵이 설마 같은 민족인 우리를 공격하겠느냐”면서 “아마도 그 핵은 미국이나 일본과 싸울 때 쓰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들은 북한은 통일의 대상이지 전쟁의 대상은 아니라고 여긴다는 것입니다.

필자도 교우들과 같은 생각임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분명 주적이며 우리 헌법에도 북한은 국가가 아닌 반국가단체임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역설했습니다. 물론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으로 우리 정부도 북한의 ‘국가 구성’을 인정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인식하듯이 북한은 통일의 대상인 동시에 휴전상태에 있는 군사적 주적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북을 주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60만 대군이 왜 필요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그날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 대해 “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색깔론 정치공세”라며 “ 헌법은 북한을 평화통일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국방백서에는 주적이라는 말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2016년 판 국방백서에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적’이라는 단어는 아니지만 북한만 유일하게 ‘적’으로 규정했다는 것은 사실상 ‘주적’이라는 뜻입니다.

문제가 커지자 문 후보는 어제  “북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명한 적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통일을 해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TV토론에서는 그렇게도 ‘주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애쓰던 사람이 뒤늦게 해명을 한 것은 아마 순전히 그의 안보관을 의심하는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일 것입니다.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쓰기 시작한 것은 1994년 부터였습니다. 북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게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에 삭제됐습니다.

교우들은 또 토론회에서 개성공단을 지금의 20배로 늘려 재가동 시키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많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그렇게 하면 북한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하자 ‘남한’ 이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 남한의 협력 업체 1,500개가 생기면 그만큼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교우들은 이구동성으로 “문 후보가 참으로 어이없는 논리를 폈다”면서 “그럴 경우 북에 또 핵개발을 돕는 수억 달러를 벌어가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내 배치문제에 대한 답변이나 국가보안법의 폐지 생각이 변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문 후보의 답변은 그의 대북관에 이어 안보관에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는 평가였습니다. 문 후보는 사드 배치에 대한 생각은 종전과 다르지 않았으며. 다만 북이 6차 핵실험을 하면 그 때 배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등의 애매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폐지를 주장했던 것에 비해서 약간 수정을 해서 법안 중 고무. 찬양 조항을 없애는 것을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교우는 “ 지금도 고무. 찬양하지 못하게 돼 있지만 좌파들은 대놓고 북을 고무 찬양하고 있는데 만약 이 조항이 없어지면 아마 광화문에 인공기를 내다 걸고 김정은 만세를 부를 것”이라며 그렇게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선 또 안철수 후보가 “가수 전인권 씨가 저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이른바 ‘문빠’들로부터 SNS상에서 ‘적폐가수라는 공격을 받았다”면서 이의 해명을 요구하자 문 후보는 “제가 한 일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답변을 피해 갔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토론에서 문 후보와 각을 세웠다가 ’문빠‘라는 사람들이 퍼붓는 문자 폭탄 등으로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교우들은 “이처럼 문후보가 지지자들의 반(反) 민주적 디지털 테러 행위를 모르쇠로 일관 한다면 통합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필자도 한 마디 거들었습니다.“ 북한이 주적인지 아닌지를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인다는 자체가 참으로 한심하다고 봅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대선 후보가 북을 주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지휘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헌법에는 ‘대통령은 국가를 수호할 책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북을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국가보안법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안보관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오히려 국가보안법을 더 강화하여 지금 대한민국 각계에서 암약하고 있는 간첩을 척결하자고 해야 합니다. 앞서 한 교우께서 말씀 하신대로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게다가 더 확장하겠다는 것은 유엔의 대북결의를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물론 한미동맹 관계도 끊겠다는 조치이지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재개 하려면 확실한 핵 페기와 평화체제의 수립이라는 전제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이 순서를 뒤집을 경우에는 또다시 이용만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드문제와 관련하여 현재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후보들의 애매한 태도는 북핵 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한 가지 더 말한다면 각 당 후보들은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거친 ‘문자 폭탄’을 퍼붓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한마디로 야만적 행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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